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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김태호, “ 비문(非文)과 반문(反文) 손 잡고 새 판 짜서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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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무소속 의원이 29일 마포포럼 “다가올 재보궐·대선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면서 대권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날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전현직 의원 모임 ‘마포포럼더 좋은 세상으로’에서 주제연설 연사로 나서서 “이 지독한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있는 현 정권에 맞서려면 결국 비문(非文)·반문(反文) 모두와 손 잡는 이른바 범야권 연대를 조성해야 한다”면서 “미스터트롯 같은 컷오프 국민경선 공천을 해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내각제와 중대선거구제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재 무소속이지만 국민의힘 복당 의사를 여러 차례 피력해온 바 있다.

경남 거창 출신인 김 의원은 1998년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의원으로 정치권에 본격 입문해 거창군수·경남도지사를 거쳐 18·19·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바닥부터 단계를 밟아 올라온 자수성가형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새누리당 최고위원으로 있는 동안 당시 김무성 대표 등과 충돌하기도 했다. 20대 총선은 불출마했다. 이날 마포포럼에 김태호 의원이 초청된 것은 김무성 전 의원과 김 의원이 화해한 결과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김 의원도 스스로를 가리켜 “철이 없었던 시절을 거쳐 지금은 아픈 시기를 거치며 성숙했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먼저 현 집권정부를 비판하면서 얘기를 시작했다. 그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 이야기를 꺼냈다. 행인을 잡아다가 철제 침대에 맞춰 키가 크면 자르고 키가 짧으면 강제로 늘려 죽였다고 하는 강도 얘기였다. 김 의원은 “사법부조차 진영의 이익에 맞춰 길면 자르고 짧으면 늘려서 자기 입맛에 맞추려고 하는 행태가 자꾸만 보인다”면서 “사법·행정부까지 진영의 이익을 대변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상상속의 동물, 낭패(狼狽) 얘기도 꺼냈다. 낭은 태어날 때부터 뒷다리 두개가 없거나 짧고, 패는 앞다리 두개가 없거나 짧은 동물이라서, 둘이 어지간히 사이가 좋지 않고는 함께 움직여도 넘어지기 일쑤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이 현재 현실과 정말 닮지 않았느냐”면서 “우리가 낭과 패를 잇는 신뢰의 브릿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서 “이같은 현실상황에 대한 대안정당으로 인정 받기 위해서라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시급하게 누구나 선수로 등판할 수 있는 경선 플랫폼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금태섭 전 의원이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김경율 회계사 등 누구라도 다 나와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고도 했다.

궁극적으로는 중대선거구제, 내각제로도 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한명의 대표자만 뽑다 보니 한표만 더 얻어도 상대방을 누르고 당선되는 게 소선거구제다. 지역갈등을 부추길 뿐 아니라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면서 “중대선거구제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내각제를 통해 협치와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보인다. 반쪽으로 갈라진 나라를 아우르기 위해서라도 내각제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권에 상관 없이 통일 같은 민족 공동체가 오래도록 끌고 가야 하는 의제를 일관되게 실현시키기 위해서라도 내각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마지막으로 “대권주자로서 많이 도와주셨으면 한다”면서 “스스로를 소통에 능하고 양극단을 아우를 수 있는 열린 사람이라고 자부한다”고 했다. “진영 논리에 갇힌 이 나라를 바꾸고 새로운 판을 짜서 미래로 나아가겠다”고도 했다.

마포포럼을 주도하는 김무성 전 의원은 이에 “범야권연대의 방식이 아니면 우리가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는 현실인식을 같이 하는 것이 반갑고 기쁘다”면서 “지금 젊은층은 좌우이념보단 공정경쟁사회를 구현할 수 있느냐에 더 관심이 많다. 정치권 공천은 그러나 유독 불공정경쟁이었다. 이제 우리가 미스터트롯처럼 온전히 공정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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