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유명희, 선호도 조사 불리해도…"끝까지 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이 전례 없는 경합 국면에 돌입했다.

164개 회원국 선호도 조사에서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게 뒤진 가운데 미국이 유 본부장에 대해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회원국 간 첨예한 물밑 합의와 조정 작업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은 WTO 차기 사무총장으로 유명희 후보가 선출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WTO 사무총장 선거를 관장하는 WTO 의장단이 유 후보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게 최근 164개국 선호도 조사를 전하고 몇 시간 뒤 발표된 것으로, 미국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당선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부 발표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유 후보는 164개 회원국 중 60여 개국에서 지지를 받은 반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100개국을 상회해 현저한 격차를 드러냈다. 그러나 유엔을 비롯한 각종 국제기구에서 가장 강력한 입김을 발휘하는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대해 반기를 들면서 최종 선출은 오는 11월 9일 WTO 일반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세계은행 근무 경력이 많은 반면 정작 통상 관련 경력이 전무하다"며 "차기 사무총장으로 유 후보가 선출되면 WTO 조직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유 후보를 공개 지지한 이날 행보에 따라 다음달 9일 WTO 일반이사회 개최 전까지 한미 양국은 외교력을 결집해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한 국가들을 상대로 치열한 설득 작업을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나이지리아 출신 후보에 대해 강력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보수 표심 잡기 전략과도 연계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청와대도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는 반응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구체적인 득표수가 언급된 일부 내외신 보도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선호도 조사 결과가 곧 결론은 아니다"며 "아직 특별이사회 등 공식 절차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재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