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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교도소 노래방’ 논란 일자 “기기만 구비한 것”… 비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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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측 “일반 노래방 아냐” 해명했지만

세계일보

전북 전주교도소가 지난 28일 수용자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 안정을 위해 개관했다고 밝힌 심신치유실의 노래방에서 한 수용자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 노래방 조명과 애창곡 목록 등이 엿보인다. 전주교도소 제공


전북 전주교도소가 수용자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목적으로 설치했다고 홍보한 ‘심신치유실’에 노래방 등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거세게 일자 교도소 측이 일반적인 노래방이 아니며 노래방 기기를 구비한 것 뿐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그러나 애초 ‘노래방’이라며 홍보했던 것을 관련 기기만 구비한 것이라고 정정한 건 비판하는 이들에게 논란의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란 지적이 나온다.

29일 전주교도소는 설명자료를 내 “일부 언론에서 ‘교도소 내 노래방’으로 해석한 바 있으나, 심신 치유실에 노래방 기기를 구비한 것”이라며 “관련 기기는 장기수나 심적 불안정 수용자 중 상담을 통해 제한적으로 이용(하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교도소에는 자살과 자해 및 폭행 우려가 있는 수용자가 다수 있으며, 시설이 낡아 환경이 열악하다”면서 “심신치유실은 수용자에 대한 과도한 배려보다 잠재적 교정사고를 예방하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앞서 전주교도소는 전날 배포한 자료에서는 ‘노래방 3개실을 갖췄다’면서 노래방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수감자가 노래방을 이용 중인 사진도 공개했다.

이런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관련 기사 댓글란 등에서는 비판 여론이 주를 이뤘다. 곳곳에서 “범죄자들을 먹여주고, 재워주고, 노래방까지 설치해주느냐”, “아예 도우미까지 불러주지 그러느냐”는 등의 질타가 쏟아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전주교도소 심신치유실을 당장 폐쇄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까지 등장했다. 해당 청원을 올린 이는 “삼시세끼를 다 해결해주고 춥든 덥든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을 주면 (교도소가) 얼마나 편하겠느냐”며 “거기다가 노래방과 오락기까지 제공하면 이보다 더 편한 삶이 어디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교도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치유실에 설치한 노래 기기를 일반 노래방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 추가로 설명자료를 냈다”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지적하는) 그런 노래방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교도소 측의 이런 해명을 두고 외려 온라인 공간에선 “말이냐 막걸리냐”, “그 얘기가 그 얘기 아니냐”, “왜 욕을 먹는지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는 등의 비난이 빗발친다.

앞서 전주교도소는 전날 심신치유실을 개관했다. 치유실에는 조명과 음향기기를 갖춘 노래방 3곳과 두더지 잡기 게임기 2대, 상담실 등이 마련됐다고 교도소 측은 전했다. 이런 시설은 교도소 측이 교정협의회 도움을 받아 올해 초부터 시설 설치를 준비해 왔다고 한다. 개관까지 비용은 5000만원 상당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 측은 전날 보도자료에서 수용자가 노래방을 이용하는 사진과 함께 ‘(교도)소장님께 감사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소감까지 첨부한 바 있다. 관련 청원을 올린 이는 “심신치유실을 설치할 돈으로 범죄 피해를 본 이들을 적극 구제하거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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