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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추미애, 비판 평검사 공격… 검사 수십명 “나도 커밍아웃”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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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실패’ 공개비판 글에 秋 “커밍아웃엔 개혁만이 답”

해당 검사 비위의혹까지 들춰 조국도 과거기사 공유하며 협공

천정배 사위 “커밍아웃” 글 올리자 “내가 그 검사다” 60여명 댓글

“박근혜정부 최씨 인사농단 느낌” 국정농단 수사 검사, 신랄 비판

동아일보

제주도 간 추미애… 윤석열은 대전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9일 제주 제주시 이도1동에 있는 범죄 피해자 지원 기관인 제주스마일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발표를 듣고 있다(위쪽 사진).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아래쪽 사진 왼쪽)은 일선 검사들과 간담회를 갖기 위해 대전지방검찰청을 방문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전국 검찰청 순회 간담회를 8개월 만에 재개한 것이다. 제주=뉴시스 / 대전=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글을 올린 평검사를 향해 “이렇게 커밍아웃 하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저격하자 검사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검사 수십 명은 검찰 내부망에 “나도 커밍아웃 하겠다”라는 댓글을 남기며 집단으로 항의했다.

추 장관은 29일 오전 8시 42분경 본인의 페이스북에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적으며 검찰의 비위 의혹을 다룬 기사를 공유했다. 지난해 8월 보도된 이 기사에는 2017년 당시 인천지검 소속 검사가 다른 검사의 약점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남성을 무리하게 수사했다는 의혹이 담겼다. 기사에 등장한 검사는 제주지검 형사1부의 이환우 검사다. 추 장관이 글을 올리기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추 장관을 공개 비판한 이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 검사는 28일 내부망에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추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검사는 “먼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 장악을 시도하면서 2020년 법무부 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들을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법적,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장관의) 검찰개혁은 그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이 검사는 전남편을 살해한 고유정에 대한 수사와 공판을 맡아 고유정으로부터 “가장 무서운 검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 동시에 평검사를 공격하자 검찰 내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 검사는 당시 그 의혹으로 (사실관계 확인 후) 징계를 받지 않았다. 장관이 총장과 싸우더니 이제는 평검사까지 공격하느냐”고 말했다.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는 내부망에 “장관님은 정부와 법무부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아닌지 여쭤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썼다. 이어 “저도 이 검사와 동일하게 ‘의도를 가지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우리의 사법 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므로 커밍아웃 하겠다”고 했다. 최 검사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헌정 사상 첫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다. 최 검사의 글에 60여 명의 검사가 댓글을 달며 “나도 커밍아웃 하겠다”는 동참 의사를 밝혔다. 검사들은 “우리가 이환우다. 우리가 최재만이다. 우리가 국민이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검찰 관계자는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일각에서는 평검사 회의도 가능한 분위기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수사 당시 최순실을 수사했던 이복현 대전지검 형사3부장검사는 소속청 검사가 법무부 감찰관실로 파견되는 과정을 두고 “박근혜 정부의 최모 씨(최순실) 인사농단 느낌”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법무부 감찰관실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옵티머스 펀드 사건 처리 과정을 감찰하고 있다.

이 부장검사에 따르면 전날 같은 청 소속 검사가 법무부 감찰관실로 파견됐는데 해당 검사에게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이 하루 전 미리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정작 대검찰청 인사 담당 과장은 파견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이 형사부장과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부부다.

위은지 wizi@donga.com·신동진·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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