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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프리즘] 뒤늦게 서훈 때린 北…여전히 냉랭한 남북관계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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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9일 최근 미국을 방문하고 온 서훈(사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맹비난했다. /이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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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원색적 비난…남북관계 개선 기대감 '찬물'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미국산 삽살개."

북한이 29일 최근 미국을 방문(13~16일)하고 온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 의지를 재차 밝힌 지 하루 만에 북한은 서 실장을 직격했다. 냉랭한 남북관계의 현주소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동서남북도 모르고 돌아치다가는 한 치의 앞길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제목의 개인 필명 기사에서 "얼마 전 남조선의 청와대 국가안보실 실장이란 자가 비밀리에 미국을 행각해 구접스럽게 놀아댔다"며 서 실장을 비판했다.

통신은 서 실장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했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서 실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면담을 마친 뒤 "남북관계는 단순히 남북만의 관계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모든 것들이 미국, 주변국과 서로 의논하고 협의해서 진행할 문제"라고 했다.

통신은 이를 두고 "얼빠진 나발까지 늘어놨다. 도대체 제정신 있는 소리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며 "북남관계는 말 그대로 북과 남 사이에 풀어야 할 우리 민족 내부 문제로서 외세에 빌붙거나 다른 나라 그 누구와 논의하고 도움을 받아야 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또 "한때 그 무슨 운전자론(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운전자론)이요, 조선반도 운명의 주인은 남과 북이라고 했던 객기는 온데간데없고 상전의 버림을 받을까 봐 굽실거리는 그 모양새는 차마 눈 뜨고 보아주기 민망스러울 정도"라며 "오죽하면 세인들 속에서 '뼛속까지 친미의식에 찌들어있는 미국산 삽살개'라는 야유가 울려 나왔겠는가"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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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모색하겠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국회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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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전날(28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지 불과 하루 만에 북한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남조선 당국의 공공연한 부정이고 배신이며 노골적인 우롱"이라고 꼬집었다.

서 실장을 비난한 북한 매체 기사와 관련해 청와대는 "관련 기사에 따로 응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기사가 개인 필명인 데다 '공무원 피격 사건' 대한 공동 진상규명 제안에 침묵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대응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대북 전단(삐라) 살포 문제를 두고 강도 높게 우리 정부를 비난한 이후 대남 비방을 자제해왔던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서 실장의 미국행을 뒤늦게 비난한 것은 미국 대선 이후 영향력을 키우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종전선언'을 다시 내세웠던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이 평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연설에서 우리 측을 향해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신한 이후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이 커졌지만, 북한은 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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