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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오늘 ‘개미군단 역습’ 통할까···LG화학 물적분할 전자투표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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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산업 전시회에서 한 참가자가 LG화학 전시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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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의 굳히기냐. 개미군단의 역습이냐.'

LG화학 배터리 부문 분사가 오늘(30일) 결정된다.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LG트윈타워에서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다. 안건은 단 하나.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다. LG화학 사업부문 중 전지(자동차전지, ESS전지, 소형전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할해 신설회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이란 신설회사 사명도 공개했다.

분사를 통해 배터리 투자 동력을 확보하려는 LG화학은 물러설 곳이 없다. LG화학이 올해 연말 분사란 활시위를 당긴 건 이를 늦출 경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외 경쟁사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반면 전기차 배터리를 보고 주식에 뛰어든 일명 개미 투자자는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주총 안건으로 제출된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사하면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100%를 소유하고, 기존 소액주주들은 새 전기차 배터리 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총 결과는 다양한 변수에 달렸다. 첫 번째는 LG화학이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하는 전자투표다. 지난 20일부터 전자투표가 진행되면서 인터넷 공간에선 표심 전쟁이 한창 진행중이다. 각종 주식 커뮤니티에선 개미들의 아우성이 가득하다. 이들은 전자투표 방법을 소개하면서 “살려면 반대표에 던져라”는 글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지분 10.28%를 가진 국민연금이 지난 27일 물적분할에 반대하면서 개미들의 세 결집에 힘을 보탰다.

또 다른 변수는 주총 참석률이다. LG화학 등에 따르면 주주 구성비율은 ㈜LG 30.06%, 외국인 37.04%, 국민연금 10.28%, 국내 기관투자자 및 개인투자자가 각각 10% 수준이다. 배터리 분사 안건은 주총 참석 주주 3분의 2가 찬성해야 통과된다. 참석률이 높을수록 찬성 지분을 늘려야 하는 구조다. 그동안 배터리 분사에 국내·외 관심이 쏟아진 만큼 주총 참석률은 80% 이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KCGI(강성부펀드)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주목받은 대한항공의 정기 주총의 참석률은 84.93%였다. 이는 국내 상장사 정기주주총회 평균 참석률 67.1%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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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31.89포인트(1.40%) 오른 2,311.86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가 종가기준으로 2300 포인트를 돌파한건 지난 2018년 10월 이후 22개월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에도 동학개미들이 증시를 끌어 올렸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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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가가 대세 좌우할듯



30일 주총 참석률을 85%로 가정할 경우 전체 주주 중 56.5%가 주총에 참석해 찬성표를 던져야 물적분할이 승인된다. LG화학 입장에서 보면 찬성표를 던져줄 우호 지분 26% 이상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반면 배터리 분사를 막기 위해선 전체 주주 중 28.3%가 주총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 국민연금과 개인투자자 모두가 반대표를 던진다고 가정해도 지분 8.3%를 추가로 확보해야 물적분할을 저지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국내외 의결권자문기구가 찬성 입장에 서 (안건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봤으나 국민연금이 반대하면서 변수가 생겼다”며 “주총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30일 배터리 주총 결과는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표심에 달렸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국인 주주와 국내 기관투자자의 찬반 결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배터리 분사 안의 주총 통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국제의결권자문기구)를 포함해 한국기업지배연구원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대부분 찬성한 사안”이라며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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