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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접대 받았다는 쪽은 밝히겠다는데…"김봉현, 날짜 특정했을 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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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머니투데이

(수원=뉴스1) 이재명 기자 = 1조6000억원대 '라임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0.4.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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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의 사태 핵심 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현직 검사 세 명에게 술접대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김 전 회장의 진술을 뒷받침할 물증 확보에 나선 모양새다. 김 전 회장이 술접대를 했다는 검사 세 명과 술접대한 날짜를 특정해 이들의 동선을 대조하는 방식 등으로 진상규명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검찰은 접대자들에 대한 소환조사 등을 통한 확인 작업에 선뜻 나서고 있지 않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일방적 주장을 기정사실화해 왔던만큼 수사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회장이 자신에게 현직 검사들을 소개해줘 함께 술접대를 했다고 지목한 A변호사는 29일 머니투데이 더엘(theL)과의 통화에서 김 전 회장 검찰 조사에서 술접대 날짜를 특정했다는 보도에 대해 "특정했을 리가 없다"며 "검사들에게 술접대 자체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김 전 회장의 1차 옥중서신 공개 때부터 일관되게 술접대 사실을 부인해왔다.

A변호사는 "검사들을 부른다고 내가 룸을 예약해달라고 했을 정도로 중요한 일정을 왜 기억못하느냐"며 "날짜를 특정하면 얼마든지 동선을 밝혀서 증명해보이겠다"고 강조했다.

A변호사는 앞서 빠른 진상규명을 위해 휴대전화와 노트북의 비밀번호를 해제해 검찰에 제공했으며 포렌식 참관 없이 모든 증거 추출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의 폭로가 거짓말이란 물증도 추가로 제시했다. 김 전 회장은 A변호사가 청와대 특별감찰반 출신 검찰 수사관의 장례식장에 자신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수행하고 나타나 친분을 과시했다고 주장했으나 그는 그 시간에 식당에서 식사를 한 신용카드 내역을 증거로 제시했다.

김 전 회장이 현직 검사를 특정한 과정에 대해서도 검찰 안팎에선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전 회장은 A변호사가 소개해준 검사 세 명 중 한 명이 나중에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주장했는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그가 라임 수사팀장이라고 구체적인 신원을 밝혔다. 이에 대해 A변호사는 지난 4월 김 전 회장을 면회했을 당시 라임 수사팀 검사를 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알려줬던 부부장검사를 술접대 검사로 둔갑시킨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전 회장은 법무부 감찰 과정에서 옛 대검 부패범죄수사단 출신 검사들의 사진을 대조해 차례로 신원을 특정한 것으로 알렸다. 이중 한명은 80% 정도만 확실하다며 특정하지 못하다가 남부지검 수사팀 조사에서 최종 확인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뇌물 수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게 진술의 오염 여부"라며 "감찰 과정에서 검사들에 대해 김 전 회장 측과 법무부 측 정보가 뒤섞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과 법무부 감찰부가 김 전 회장의 검사 술접대 폭로를 기정사실화한 데엔 기존의 남부지검 수사에서 포착된 김 전 회장의 수시접대 정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검은 금융감독원 출신 청와대 행정관 김모씨가 김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금감원 내부 문서를 누설한 혐의를 수사하면서 지난 4월 말 접대 장소로 강남구의 룸살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당시 김 전 회장이 자주 다니던 룸사롱 세군데를 압수수색했는데 f룸살롱에서의 접대를 뇌물수수에 포함했다.

당시 검찰은 김 전 회장이 f룸살롱에 수억원을 미리 선금으로 지불해놓고 거의 매일 드나들며 한번에 여러 방을 잡아 여러 사람들을 만나온 것으로 파악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과 함께 김 전 행정관 역시 자신들의 지인을 데리고 자주 왔다갔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검사 세 명을 접대한 시점을 지난해 7월 중 하루라고 꼽은 상황이다. A변호사와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까지 총 7명의 동선이 한날 한시에 겹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셈이다.

술접대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검사들에 대해 잘 아는 한 법조계 관계자는 "그중 한 검사는 작년 7월에 모 특수단 소속으로 매일 밤샘 수사 중이었는데 룸살롱가서 술을 마신다는 게 말이 안된다"며 "김 전 회장이 술접대 날짜를 속히 특정해서 7명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었는 지 맞춰보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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