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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3분기 깜짝 반등에도…美·유럽에 드리운 'W자 더블딥' 공포(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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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올 3분기 성장률 연율 기준 33.1%

1947년 이후 성장률 최고치 기록했지만

2차 팬데믹 충격에 추가 부양책 부재까지

'V자 반등' 해석 무리…'W자 더블딥' 무게

실업 지표 개선됐지만…여전히 역대 최악

유럽은 더 심각…ECB, 추가 돈풀기 시사

이데일리

체코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야간통행 금지령을 시행한 첫날인 지난 28일(현지시간) 수도 프라하에 있는 도심의 다리가 인적과 차량이 끊긴 채 텅 비어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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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세계 경제의 주요 동력인 미국과 유럽에서 ‘W자형 더블딥’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3분기 반짝 성장 후 2차 팬데믹과 함께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다.

미국 경제는 올해 3분기 ‘역대 최고’ 성장률을 했다. 다만 이는 코로나19 탓에 최악 불황을 맞은 2분기와 비교한 수치여서 ‘V자형 반등’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오히려 매일 8만명 안팎 나오는 코로나19 환자 급증에 대한 불안이 더 크다. 이미 전국적인 봉쇄 조치를 천명한 유럽의 경우 추가 돈 풀기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3분기 연율 기준 성장률 33.1%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는 전기 대비 연율 기준 33.1%를 기록했다. 이는 1947년 관련 통계를 낸 이후 가장 큰 폭 상승한 것이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충격파에 지난 1분기 -5.0%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고, 팬데믹이 절정에 달한 2분기에는 -31.4%까지 추락했다. 2분기 당시 -31.4%는 역대 최악의 경제 성적표였다.

이번 반등은 월가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는 연율 기준 31.8%였다. 다우존스는 32.0%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이는 경제 재개로 미약하나마 소비가 살아난 덕이다. 소비는 미국 GDP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성장 동력이다. CNBC는 “3분기 성장은 미국 내 대부분 지역의 경제가 다시 돌아갔기 때문”이라며 “술집과 식당은 영업을 재개했고 상점도 문을 열었다”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지난달(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1.8로 전월(86.3)과 비교해 큰 폭 뛰었다.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V자형 반등 기조로 보는 건 무리라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이날 수치는 2분기 최악 침체와 비교해 1년 단위로 환산한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GDP 규모, 다시 말해 경제 주체들이 만든 최종 생산물의 가치만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줄었다. 팬데믹 이전의 경제로 돌아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WSJ가 내다본 올해 성장률은 전년 대비 -3.6%다.

게다가 현재 미국은 2차 팬데믹 공포에 떨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전날 하루 신규 환자는 7만8981명으로 나타났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우리는 하루 감염자 10만명을 넘길 것”이라고 했다. 대선 불확실성으로 코로나19 부양책이 연내 처리될 가능성 역시 낮다. 이런 탓에 4분기 미국 경제는 ‘빨간불’이 켜졌다는 게 월가의 대체적인 견해다. W자형 더블딥 우려가 크다는 뜻이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드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성장률 헤드라인은 매우 화려해 보일 수 있다”면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고 새로운 부양책은 처리되지 않은 만큼 4분기 성장은 (상대적으로) 정체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내놓은 실업 지표 역시 비슷한 신호를 줬다. 지난주(18~2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5만1000건으로 전주(79만1000건) 대비 4만건 줄었다.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한 이후 가장 낮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여전히 역대 최악 수준이다. 올해 팬데믹 이전 주간 실업수당 신청 최대치는 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월 첫째주 당시 69만5000건이었다.

제프리스의 토머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환자 급증과 바이러스 억제를 위한 새로운 조치가 추후 몇 주 안에 다시 실업수당 청구 건수 급증으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2% 상승한 2만6659.11에 마감했다. 증시 반등은 GDP 실적보다 초대형 기술주들의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 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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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소속의 스페셜리스트인 그레그 멀로니가 지난 28일(현지시간) 객장 내의 거래 포스트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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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경제 전망 뚜렷하게 악화”

유럽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ECB 본부에서 통화정책회의를 한 뒤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모멘텀을 잃고 있다”며 “경제 전망이 뚜렷하게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성장률은 예상보다 높을 수 있지만, 4분기의 경우 전망치보다 낮을 게 확실시된다는 게 라가르드 총재의 말이다. 미국과 비슷한 더블딥 가능성이 큰 셈이다.

ECB는 기준금리를 현행 0.00%로 그대로 두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50%와 0.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봄철 이후 시행했던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도 늘리지 않았다.

다만 라가르드 총재는 추가적인 돈 풀기를 사실상 시사했다. 그는 “오는 12월 내놓을 경제 전망을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정책 대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ECB의 지원 기대감이 동시에 나오며 혼조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2% 내린 2960.03에 마감했다. 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0.32% 상승한 1만1598.07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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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극장인 퀸 시어터에서 보건 전문가들의 코로나19에 관한 화상 브리핑을 듣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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