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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생이 네이버를? 성과로 답했다"…'코로나 효과'보다 '한성숙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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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출신 CEO로 업계도 반신반의…성과로 응답한 한 대표

네이버, '커머스·클라우드' 등 신사업 중심으로 매출 재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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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네이버 대표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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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문과 출신 기획자가 국내 포털 공룡 네이버를 이끌 수 있겠어?"

지난 2017년 한성숙 네이버 대표 취임 당시, 업계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검색 왕국' 네이버의 주무대를 PC에서 모바일로 옮기는 데 큰 공헌을 했지만 기술기업 네이버를 이끌기엔 전문성이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였다.

한 대표는 이러한 우려를 성과로 일축했다. 그는 네이버가 보유한 기술을 '돈 버는 기술'로 만들었고 이번 3분기 역대 최대 매출 증가율을 일궈냈다. 일각에선 네이버의 호실적을 두고 '비대면 효과'가 아닌 '한성숙 효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네이버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36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76% 늘어난 2353억원이다. 라인과 Z홀딩스 경영통합 반독점심사 승인에 따라 라인은 이번 분기 연결 실적에서 처음으로 제외됐다.

◇'인터넷 포털' 기업이 '종합 플랫폼' 기업이 되기까지

라인 미국·일본 상장이라는 '대박 신화'를 일군 네이버가 지난 2016년 10월, 새로운 도전을 예고했다. 창업주인 이해진 네이버 최고투자책임자(GIO)가 유럽시장에서 '백의종군' 하기 위해 12년 만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는다는 소식이었다. 이와 함께 7년간 네이버를 이끈 김상헌 대표가 물러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당시 이 GIO의 후퇴는 예상되는 수순이었으나, 김 전 대표의 퇴진은 다소 의외였다.

법조인 출신의 김 전 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기관과 네이버의 갈등 해소에 주력했고 언론사와의 갈등도 뉴스제휴평가위원회 등으로 해결했다. 여기에 '한게임 분할'과 '라인 상장'이라는 굵직한 이슈를 무리 없이 달성하며 "네이버를 글로벌로 도약시킬 토양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던 그였다. 그런 그의 자리에 한 대표가 내정됐다는 소식은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당시 네이버는 포털(인터넷) 사업자에서 모바일 사업자로 성장하고 있었다. 네이버는 '검색' 포털로 시작했지만 콘텐츠와 서비스를 내세워 '모바일' 시장에서 몸집을 키웠다. 김 대표가 네이버의 대외 관계를 정리했다면, 내부적으로 모바일 변화를 이끈 인물이 한 대표였다. 당시 업계는 김 전 대표를 '네이버의 오늘', 한 대표를 '네이버의 내일'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2012년 서비스1본부장을 지내며 PC 이용환경에 익숙한 네이버를 모바일 친화적인 서비스로 거듭나게 했다. 일례로 이용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첫 화면을 뉴스·검색뿐 아니라 자동차, 재테크 등 여러 주제로 큐레이션 할 수 있게 된 것도 이때였다. 이 밖에도 한 대표는 팬 중심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브이라이브' 출시와 네이버 웹툰 부분 유료화를 추진하며 콘텐츠 수익화 모델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한 대표 취임 당시, 업계는 그의 역량을 반신반의했다. 네이버의 콘텐츠·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 개발자 중심의 기술 플랫폼 기업 수장으로는 전문성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것이 주요 이유였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술만으로 누구나 편하게 쓸 수 있는 도구를 만들 수 없다. 내가 서비스를 총괄하며 경험한 것을 잘 버무리면 기술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기술을 누구나 쉽게 손에 쥐고 사용할 수 있는 일상의 친숙한 도구로 바꿔내는 일이 앞으로 네이버의 역할"이라고 답한 바 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이용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그에 앞서 기업이 그 기술을 사업화해내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 되듯, 한 대표는 네이버가 가진 기술력(AI, 로봇 등)을 바탕으로 이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키워내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내비쳤다.

그 결과 한 대표가 제시한 청사진 그대로 '검색 포털' 네이버는 검색뿐 아니라 커머스, 핀테크, 클라우드 등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일궈내는 '종합 플랫폼 기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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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네이버 김상헌 전 대표와 한성숙 대표. 2016.11.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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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새 네이버 신사업 '쑥'…커머스·클라우드 사업 눈길

이러한 성과는 이날 처음 적용된 네이버의 매출 구분방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그동안 크게 '검색'과 '검색 외 사업'으로 매출을 구분했다. 그러나 이번 3분기 실적부터 매출 구분은 '커머스' '클라우드' '콘텐츠' '핀테크' 등 신사업 중심으로 개편됐다. 그간 회사가 걸어온 길과 향후 회사가 나아갈 방향이 명확히 보이는 부분이다.

특히 매출 구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커머스'의 등장이다. 그동안 네이버 커머스 사업은 '비즈니스플랫폼'으로 구분됐지만 이번 개편으로 커다란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잡게 됐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쇼핑이 이른 시일 내 분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네이버 쇼핑의 가파른 성장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영향이 컸다. 그러나 그 밑거름엔 한 대표가 취임 당시부터 강조해온 '중소상공인 지원 전략'을 빼놓을 수 없다.

업계에 따르면 한 대표는 엠파스의 전신인 시티스케이프(이용자 참여 맛집 추천 사이트) 재직 당시, 인터넷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중소상공인을 위한 여러 상생전략을 제시해왔다.

한 대표는 지난 2016년 11월, 내정 이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네이버 커넥트 2017 행사)에서 "오는 2021년까지 국내 기술투자 규모를 종전보다 2배 늘린 5000억원을 투자하고, 이 가운데 1000억원을 중소 상공인과 콘텐츠 제작자에게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소상공인들이 네이버로 들어와 사업할 수 있도록 기술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3년간 이들의 기술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네이버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기술 만큼이나 콘텐츠 제작자와 중소상공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

한 대표의 예견대로 중소상공인이 창출하는 연간 매출액은 국내 GDP의 34%를 차지할 만큼, 우리나라의 핵심 경제 주체로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는 중소상공인의 온라인 창업을 돕는 창업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네이버의 창업 분석 리포트 'D-커머스 리포트 2020'에 따르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한 소규모 중소상공인(SME)의 거래액은 전년대비 90% 증가했고, 매출 발생 판매자 중 48%는 가입 후 1년 이하의 초기 창업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가총액 10위권 내 여성 CEO는 한 대표가 유일하다. 네이버에서 민감한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앞서 논란에 사과하고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온 인물도 한 대표"라며 "이제 모든 IT기업이 그의 입만 바라보고 있을 만큼 한 대표는 IT업계의 유리천장을 깬 인물이자 제대로 일하는 글로벌 경영인"이라고 말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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