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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검사들 '커밍아웃'이 유행인가"..추미애·조국 협공에 강기정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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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검사들의 ‘나도 커밍아웃’이 유행인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30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남긴 글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연이은 감찰 지시 등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반응이다.

강 전 수석은 “대한민국의 진짜 검사들, 국민은 ‘자성의 커밍아웃’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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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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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은 전날 SNS에 검사가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취지의 언론보도를 공유하고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적었다. 조국 법무부 전 장관도 같은 날 SNS에 같은 기사를 공유하고 “추미애 장관을 공개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마음에 들면 한없이 치켜세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찍어 누르겠다는 권력의지도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최재만 춘천지방검찰청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장관님의 SNS 게시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환우 검사의 글을 보고 ‘이렇게 커밍아웃을 해주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하셨는데, 이환우 검사가 ‘최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 개혁의 가장 핵심적 철학과 기조가 크게 훼손되었다’는 우려를 표한 것이 개혁과 무슨 관계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혹시 장관님은 정부와 법무부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아닌지 감히 여쭈어 보지 않을 수가 없다”고 적었다.

최 검사는 “검사들은 결코 검찰개혁에 반발하지 않는다”며 “그동안 과중되어 있던 검찰의 권한을 내려놓고 보다 올바른 사법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에 제가 아는 한 어떤 검사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검찰개혁이라는 구실로 공수처 등 부당한 정치권력이 형사소추에 부당하게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오히려 더 커지고, 더 이상 고도의 부패범죄와 맞서기 어려운 형사사법시스템이 만들어졌으며, 장관의 지휘권이 수차례 남발되고 검찰총장의 사퇴를 종용하며, 정부와 법무부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는다고 낙인찍은 검사들은 인사에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장관님께서는 이환우 검사가 커밍아웃을 해주니 좋다고 하셨다”며 “저도 이환우 검사와 동일하게 ‘현재와 같이 의도를 가지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우리의 사법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저 역시도 커밍아웃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최 검사 게시글에는 두 시간여 만에 3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고, “같이 커밍아웃한다”는 내용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게시된 이 검사 게시글에도 50개가 넘는 지지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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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75주년 교정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편, 강 전 수석은 “이모 검사! 최모 검사!”라고 짚으며 “작은 검찰개혁의 움직임에도 저토록 극렬히 저항하면서, 도대체 어제 김학의 재판을 보고서는 무슨 생각들을 했을까?”라고 비판했다.

전날 억대 뇌물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설명해주는 판결”이라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은 박성현 상근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일부 유죄에도 불구하고, 사실관계가 인정되는 많은 혐의가 검찰의 부실 늑장 수사로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는 아쉬움이 크다”며, “지난해 과거사위가 재수사를 권고하지 않았더라면 영원히 묻힐 사건이었다”고 지적했다.

박 부대변인은 “고위직 검사가 금품과 성접대를 받은 뇌물 사건이고, 은밀히 회자되던 검사와 스폰서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며, “검찰이 스스로 자신의 비위와 불법을 제대로 파헤치고 잘라내지 못해 정의가 지연된 대표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학의 항소심 유죄 판결은 자칫 묻힐 뻔한 검사의 불법에 대한 단죄이면서, 또한 공수처의 시급성과 당위성을 보여주는 판결이란 의미에서 평가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강 전 수석은 ‘라임자산운용(라임) 사기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첫 번째 ‘옥중서신’에 등장하는 변호사와 검사를 직권남용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이 김 전 회장을 시켜 자신에게 돈을 준 것처럼 허위 진술을 하게 했다는 취지다.

강 전 수석은 지난 1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 전 회장의 옥중서신에 대해 “김봉현 씨의 사기와 조선일보의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김봉현 씨의 자필 서신, 옥중 글에 따르면 전·현직 검사들이 많이 개입돼 있는 걸로 봐서 검찰의 장난, 검찰 게이트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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