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아이 버린 산모 찾겠다"…알몸 신검 받은 여성 승객 "테러인 줄 알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머니투데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카타르항공이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에서 항공기에 탑승한 여성 승객들에게 강제로 알몸 신체검사를 시행해 논란이 됐다. 이 가운데 한 피해자가 항공사 측이 승객들을 인질처럼 대우했다며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2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호주 여성인 피해자 프란시스 잉그램은 "당시 항공기에서 모든 여성 승객들은 여권을 들고 따라오란 말을 들었다"며 "이때 테러나 비행기 납치가 일어났다고 생각해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잉글램은 "나는 시력이 좋지 않아 비행기에서 맨 마지막에 내리게 됐다. 스튜어디스가 나를 안내했고, 경찰들이 둘러쌌다"며 "계속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냐고, 테러가 일어난 거냐고 물었지만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인질이나 다름없었다"며 "항공사에서 신체검사에 동의하지 않으면 비행기에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은 나이가 지긋해 검사를 받지 않았지만, 항공사 측이 젊은 여성들에게는 최소한 보상이라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은 지난 2일 하마드 국제공항 화장실에서 버려진 신생아가 발견된 후 일어났다. 항공사 측은 산모를 찾기 위해 출산 흔적을 확인한다는 이유로 여성 승객들을 공항 활주로의 구급차에 강제로 데려가 알몸 신체검사를 받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은 모욕감을 느낀 호주 여성들이 목소리를 높이면서 지난 25일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호주 정부는 카타르에 이를 공식적으로 항의했고, 이후 항공사 측이 당초 알려졌던 여객기 외에 다른 10개 항공편에 탑승했던 여성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시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카타르 측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카타르 정부는 전날 성명을 발표해 "신생아가 발견된 화장실 인근에서 탑승하는 항공편들의 여성 승객들을 대상으로 산모를 찾기 위한 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생아를 버리는 행위는 끔찍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위법 행위다.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범인이 도주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로 인해 여행객들의 개인적 자유를 침해하고 고통을 준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