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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우리 은하 구석에서 지구 크기 만한 ‘나홀로 행성’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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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 미시중력렌즈 방법으로 발견한 나홀로 행성의 상상도. [사진 바르샤바천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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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은하에서 지구 크기 만한 ‘나홀로 행성’이 발견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은 한국ㆍ미국ㆍ폴란드 3개국 국제공동연구팀이 한국 천문연의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이같은 발견을 하게됐다고 30일 밝혔다. 행성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태양과 같은 중심별의 중력권 밖으로 튕겨 나갈 수 있다. 이처럼 중심별의 중력에 속하지 않고 우주 공간을 홀로 떠도는 행성을‘나홀로 행성’(Free floating planet, rogue planet)이라고 한다.

이번에 발견한 나홀로 행성은 지구 질량의 약 0.3배이고, 우리은하 중심부 바깥‘원반’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재까지 발견된 나홀로 행성 중 가장 작은 질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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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의 외계행성탐색시스템 (KMTNet) 1.6m 광시야망원경.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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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천문연맹(IAU)이 정하는 행성 정의에 따르면, 행성은 ①별(태양ㆍ항성) 주위를 돌아야 하고, ②둥근 공모양이어야 하며, ③공전궤도에 홀로 존재해야 한다. 이를 만족하는 태양계 행성은 수성ㆍ금성ㆍ지구ㆍ화성ㆍ목성ㆍ토성ㆍ천왕성ㆍ해왕성 등 모두 8개다. 나홀로 행성은 이런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원래는 항성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가, 어느 순간 공전궤도 밖으로 튀어나갔기 때문에 ‘행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외계행성이란 것도 있다. 태양계 너머 우주 공간에 있는 행성을 지칭하는 단어다. 외계행성은 지구로부터 거리가 멀고 스스로 빚을 낼 수 없는 어두운 천체이기 때문에 직접 관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의 대부분은 태양처럼 행성들의 중심에 자리한 별을 관측하는 방법으로 간접적으로 발견됐다. 외계 행성이 항성의 빛을 가릴 때 나타나는 현상을 포착하는 방법이 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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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의 구조. [한국천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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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행성을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미시중력렌즈’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미시중력렌즈 현상은 지구의 관측자와 별 사이에 나홀로 행성과 같은 다른 천체가 일직선상에 놓일 때 발생한다. 이 때 관측자는 가운데 놓인 천체의 중력으로 인해 뒤쪽 별의 빛이 왜곡돼 더 밝게 빛나는 현상을 관측하게 된다. 즉, 지구와 관측 중인 별 사이에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행성이 있다 하더라도 뒤쪽 별의 빛이 증폭되는 양과 지속 시간을 분석함으로써 나홀로 행성의 존재를 발견할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이충욱 박사는 “우주공간에 외따로 떨어져 있는 나홀로 행성은 스스로 빛도 발할 수 없고, 태양과 같은 엄마별의 빛도 받을 수 없어 어둡고 모든 것이 얼어버린 세계”라며“상상력을 동원한다면 나홀로 행성은 오래전 생명과 문명이 발달한 지구와 같은 별이었다가 초신성 폭발과 같은 우주적 사건으로 천체간 중력 변화가 생기면서 항성계 밖으로 튀어나간 천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미국 천체물리학회지 레터’ 10월 29일자에 발표됐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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