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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검사 저격 秋에 "벌거벗은 임금님"…'커밍아웃'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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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검사 '좌표찍기' 비난 동조 댓글 150개 넘어

"성적소수자 인권보호할 장관 '커밍아웃' 부적절 사용"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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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인사권과 지휘권, 감찰권 남발을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에 대해 "커밍아웃해 주면 개혁만이 답"이라며 공개저격하면서 촉발된 검사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47·사법연수원 36기)가 전날(29일) 검찰내부망 '이프로스'에 "이 검사와 동일하게 '현재와 같이 의도를 가지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우리 사법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므로 저 역시 커밍아웃하겠다"며 올린 글에는 이날까지 지지가 이어지며 15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조카이자,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인 최 검사는 "이 검사가 '최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개혁의 가장 핵심적 철학과 기조가 크게 훼손됐다'는 우려를 표한 게 개혁과 무슨 관계냐"며 "혹시 장관님은 정부와 법무부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으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검사들은 결코 검찰개혁에 반발하지 않는다"며 "다만 검찰개혁이란 구실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부당한 정치권력이 형사소추에 부당하게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오히려 더 커지고, 더 이상 고도의 부패범죄와 맞서기 어려운 형사사법시스템이 만들어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장관 지휘권이 수차례 남발되고 검찰총장 사퇴를 종용하며, 정부와 법무부 방침에 순응하지 않는다고 낙인찍은 검사들은 인사에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글에는 당일(29일) '나도 커밍아웃하겠다' 등 70여개 댓글이 달렸다.

A검사는 "모든 정치적 개입을 '검찰개혁'이란 단어로 억지 포장하는 건 몹시 부당하다"고 했다.

B검사는 "커밍아웃이란 단어는 누군가의 주장과 의견을 깎아내리기 위한 의도로 사용돼선 안 된다. 본래 의미를 되새기며 저도 커밍아웃한다"고 적었다.

30일에도 지지가 이어지며 댓글이 150여개에 달했다.

C검사는 "국가가 국민을 위한 채찍이라면 아프더라도 맞겠지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따르는 것 또한 더 큰 잘못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D 검사는 "성적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해주셔야 할 장관님께서 '커밍아웃'이라는 단어를 부정적 뉘앙스로 사용하셔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심려된다"고 했다.

한 검사는 지금의 상황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어리석음이 탄로나기를 두려워했던 신하들과 임금님은 보이지 않는 옷을 입고 멋진 옷이라 칭찬했지만, 어린아이는 진실을 말하고 그제야 모두 진실을 깨닫게 된다"며 "정치가 검찰을 덮는 상황을 그대로 말 못하는 어리석은 신하보다 정무감각이 전혀 없는 어린아이가 되고 싶다"고 했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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