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 유사시 분란 휘말릴 난세이 제도에서 실시
2021년 14만명 참가 계획…85년 홋카이도 훈련 후 최대급
지난 8월 일본 해병대로 불리는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이 AAV7 수륙양용 장갑차 상륙 훈련을 하고 있다. 수륙기동단 페이스북 |
일본 자위대가 동중국해에서의 위기 상황을 상정해 14만 병력이 참가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자위대는 동중국해 난세이(南西)제도에서 유사(有事) 사태가 벌어지는 것에 대비해 약 14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훈련을 내년에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육상자위대 자위관 정원은 15만834명이어서 훈련이 성사될 경우 사실상 전체 인력이 동원되는 대규모가 될 전망이다.
난세이제도는 제주도 남방 규슈(九州) 남부에서 대만 북동쪽에 걸쳐 있는 도서(島嶼群)를 말한다. 북쪽에서부터 남쪽으로 오스미(大隅)제도, 도카라열도, 아마미(奄美)군도, 오키나와(沖繩)제도, 미야코(宮古)열도, 야에야마(八重山)열도가 있다.
일본 자위대가 검토 중인 이런 대규모의 훈련은 냉전이 한창인 1985년 옛 소련의 침공에 대비해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실시된 것이 마지막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가 약 35년 만에 대규모 훈련을 검토하는 것은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제도)에서 일본이 영해로 규정한 수역에 최근 중국 당국 함정이 자주 진입하면서 대응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본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이 훈련에는 2018년 창설돼 일본판 해병대로 불리는 수륙기동단이 참가해 대규모 상륙훈련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지난 8월 상륙훈련에 참여한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 및 해상자위대 대원들이 수송함 시모키타라고 쓰인 욱일기를 내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륙기동단 페이스북 |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사이에 유사 사태 발생에 대한 경계도 있어 보인다. 올해 중국 전투기 최소 49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측에 진입시키는 등 위협 수위를 높였고, 미국이 대만에 지대함 미사일을 매각하는 등 맞대응에 나서면서 1990년대 중반 대만해협 위기 이후 긴장이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중국과 대만 사이에 유사 사태 발생 시 분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큰 난세이제도(붉은 선 내). 구글맵 캡처 |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은 이와 관련해 지난 28일 민영 위성방송인 BS아사히(朝日)에 출연해 “우발적인 사고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도 있을지 모른다”며 자위대도 온갖 사태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대만에 유사 사태가 벌어지면 댜오위다오가 포함된 등 난세이제도도 분란에 휘말릴 수 있다. 전직 육상자위대 간부는 이와 관련해 “대만 유사 사태 징후가 있으면 부대를 신속하게 난세이제도에 전개해야 한다. 현역 시대에도 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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