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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접대 검사” 공개한 박훈, 논란 커지자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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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 술접대 의혹을 폭로한 라임자산운용 로비 핵심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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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로비 핵심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어치 술접대를 했다”는 옥중편지 폭로와 관련, 한 변호사가 술접대 검사라며 특정 검사의 실명과 얼굴을 30일 공개했다.

술접대 의혹은 아직 검찰 수사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장관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법무부 감찰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며 해당 검사의 직책과 소속을 공개하며 술접대 의혹을 기정사실화 했고, 이날 한 변호사는 ‘믿거나 말거나’라며 해당 검사의 얼굴을 공개했다. 그러자 여권에서는 술접대 검사가 윤석열 검찰총장과 가까운 한동훈 검사장 후배라며 별다른 근거 없이 한 검사장 연루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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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박훈 변호사의 페이스북 게시물.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페이스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 소속 박훈 변호사는 30일 페이스북에 “김봉현은 내 금호고 8년 후배고 내가 9월 21일 갸를 설득해 (옥중편지를) 받아 내고 모든 것을 내가 뒤집었다"며 “내가 이 사태의 주범이다. 믿거나 말거나”라고 썼다.

김봉현씨는 지난 9월 21일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가 강기정을 잡게 해주면 윤석열 총장에게 말해 보석(조건부 석방) 재판을 받도록 해주겠다고 말했다” “검찰이 여권 인사 진술을 강요하고 야권 정치인에 대한 로비 수사는 하지 않았다” “현직 검사 3명에게 술접대 했다는 진술을 했지만 검찰이 뭉갰다”는 내용의 옥중편지를 썼고, 이를 한달간 가지고 있다가 지난 16일 라임 사건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가 열리기 직전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이 편지를 공개했다.

박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은 김씨의 해당 옥중편지를 본인이 받아냈고, 애초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고 검찰 수사 및 법정에서 증언했던 김씨의 진술을 본인이 뒤집었다는 취지다. 물론 박 변호사는 글 말미에 ‘믿거나 말거나’라고 여지를 뒀다.

이에 대해 현재 김씨의 변호를 맡고 있으면서 김씨의 옥중편지를 언론에 공개하고 있는 변호사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편지는 내가 9월 21일 접견해서 받아 언론에 배포한 것”이라며 “박 변호사는 김봉현씨를 접견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김봉현씨가 10월 16일 편지를 공개하기 전에 언론과 박 변호사에게도 전달하라고 해서 내가 그때 전달한 것”이라며 “박 변호사 페이스북 글의 취지는 본인이 김봉현씨 고등학교 선배고 검사 술접대 의혹 관련 당사자들과 진술 싸움이 일어나고 있으니 ‘나한테 와라’ 이런 수호의 취지로 올린 것 같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현재 ‘믿거나 말거나’라며 자신이 김봉현씨 편지를 받아왔다는 내용의 페이스북 게시물은 삭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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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변호사가 30일 "공익적 차원에서 깐다"며 김봉현씨가 지목한 술접대 의혹 검사라는 취지로 특정 검사의 얼굴을 공개했다. 박 변호사는 애초 글에서 해당 검사를 "저 쓰레기"라고 칭했지만, 현재 '쓰레기' 부분은 삭제한 상태다.


박 변호사는 그러면서 김봉현씨로부터 술접대를 받았다는 특정 검사의 얼굴과 실명, 경력사항 등을 공개했다. 박 변호사는 “이 친구가 김봉현이 접대했다는 검사”라며 “공익적 차원에서 깐다. 저 쓰레기가 날 어찌해보겠다면 그건 전쟁이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재 ‘쓰레기’ 부분은 박 변호사 스스로 삭제한 상태다.

지난 16일 김씨의 옥중편지 공개 이후 법무부는 사흘간 김씨를 감찰 조사했고, 김씨가 술자리에 같이 있었다는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현직 검사들은 조사하지 않았다. 이 전 부사장은 법무부 감찰 조사 및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씨와 술자리를 몇번 했지만 그 자리에 현직 검사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법무부가 수사 의뢰한 검사 술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 수사팀은 박 변호사가 술접대 검사라며 얼굴을 공개한 해당 검사를 조사하지 않았다. 검찰은 김씨가 현직 검사들을 소개해준 인물이라고 지목한 검찰 출신 A변호사 역시 아직 조사하지 않았다. A변호사와 현직 검사들 모두 “김씨 주장은 소설”이라는 입장이다.

아직 김씨의 일방적 진술만 있는 상황에서 추미애 법무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법무부 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며 술접대 의혹을 기정사실화 했고, 특정 검사의 현 소속과 직책을 공개했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검사가 누군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날 박 변호사는 추 장관이 특정한 해당 검사의 얼굴을 별다른 추가 근거 없이 그대로 공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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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변호사/뉴시스


박 변호사는 이날 술접대 검사의 얼굴을 공개하면서 별다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 친구가 김봉현이 접대했다는 검사”라는 설명만 곁들였다. 반면 김씨가 술접대 검사를 소개했다고 지목한 A변호사는 당시 신용카드 내역 자료 등을 언론에 공개하며 김씨 주장이 거짓이라는 반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술접대 대상으로 지목된 3명의 현직 검사들 역시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씨 주장을 반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박 변호사가 김봉현씨의 일방적 진술에만 기대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폭로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이날 곧바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김봉현의 편지 내용이 모두 진실인 것처럼 믿고 (현직 검사의) 신상을 공개했다"며 박 변호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다.

민주노동당 당원 출신인 박 변호사는 2012년 총선 당시 경남 창원 선거구에서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했었고, 2016년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 예비후보 등록을 예고했다가 “노회찬 후보를 돕겠다”며 불출마 선언을 한 바 있다. 노회찬 전 의원이 사망한 뒤 2018년에도 노 전 의원의 경남 창원 지역구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했었다.

박 변호사는 그간 언론의 주목을 받는 발언들을 많이 해왔다. 정봉주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 여성의 변호를 자처해 맡기도 했고, 작년에는 “고 장자연 리스트를 봤다”고 주장한 뒤 캐나다로 출국한 윤지오씨를 직접 검찰에 고발하거나 윤씨를 비호한 민주당 안민석 의원을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작년 5월 윤지오씨를 비판하는 언론 인터뷰에서 “음모론을 퍼트리면서 먹고사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런 음모론과 싸운다”며 “(진보 진영이) 말초적인 말과 음모론으로 무장해 오로지 자유한국당과 조선일보를 까는 데서 위안을 삼는다”고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법조계에서는 “김봉현씨의 ‘검사 술접대 의혹’ 진상이 밝혀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박 변호사 스스로 음모론을 퍼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박 변호사는 “김씨가 지난 3월 도피 중 여권 인사 로비 리스트를 먼저 언론에 흘렸다”는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뒤 “이 기사는 사실”이라고도 했는데, 이는 김씨 주장이 사실상 거짓말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김씨는 옥중 편지에서 “검찰이 여권 인사에 대한 진술만 강요했다”고 주장했지만, 김씨 측근들은 “김씨가 도피 중이던 지난 3월 자신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여권 로비 리스트를 언론에 흘리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언론은 김씨 체포 전인 지난 3월 김씨가 흘린 문건을 받아 여권 로비 리스트를 이니셜로 보도하기도 했다. “검찰이 여권 인사 진술을 강요했다”는 김씨 옥중편지 내용이 거짓이라는 점을 박 변호사 스스로도 인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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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씨가 술접대 했다고 지목하는 검사들과 한동훈 검사장과의 연루 의혹을 제기하는 여권 인사들의 페이스북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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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여권 일각에서는 김봉현씨가 술접대 했다고 지목하는 검사들과 윤석열 검찰총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한동훈 검사장의 연루 의혹까지 제기하는 주장도 나온다. 별다른 근거는 없이 현재 거론되고 있는 검사들이 과거 한 검사장과 같은 수사팀에서 근무했다는 이유 하나다. 열린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날 페이스북에 과거 부패범죄특별수사단 조직도를 올린 뒤 “한동훈, 니가 거기서 왜 나와”라며 “자, 이제 연결고리가 나오기 시작한다”고 썼다. 한 검사장은 “20년 검사 생활 동안 수백명의 검찰 관계자와 근무 인연이 있는데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열린민주당 인사들은 올초 채널A 사건에서 윤 총장의 측근인 한 검사장을 겨냥했다. 하지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휘하 수사팀은 한 검사장의 연루 의혹을 밝혀내지 못했다. MBC에 ‘검언 유착’이라고 제보한 사기 전과 5범의 제보자는 30일 열린 채널A 기자의 재판에 또 다시 증인 출석을 거부했다. 해당 제보자의 변호인이 이날 ‘김봉현 술접대 검사’와 한동훈 검사장 연루 의혹을 제기한 열린민주당 관계자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역시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말하라”는 채널A 기자가 하지도 않은 발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 고발됐지만 이성윤 지검장은 아직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윤 총장을 흔들기 위해 ‘김봉현 술접대 검사’와 아무 연관도 없는 한 검사장을 엮으려 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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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변호사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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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변호사는 자신이 ‘김봉현 술접대 검사’라며 얼굴을 공개한 페이스북 게시글이 언론에 기사화 되며 논란이 되자, 이날 오후 다시 글을 올리고 “'믿거나 말거나' 희화시키는 글을 썼더니 그걸 다큐로 받아쓰는 언론을 보고 웃음만 나온다”며 “나는 김봉현을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믿거나 말거나’ 쓴 글을 언론이 진지하게 기사화 했다는 취지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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