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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아파트 관리소장 무참히 살해한 동대표 엄벌을"…국민청원 하루만에 2만여명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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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 대표 A씨, 갑질 의혹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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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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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경찰이 50대 여성 아파트 관리소장을 흉기로 무참히 찔러 살해한 60대 입주자 대표를 조사중인 가운데,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입주자 대표를 엄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게시된지 하루가 지나지 않았지만 2만 10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게시글에 "5월 강북구에서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에 견디지 못해 생을 마감한 경비원의 문제로 경비원의 업무 이외에 부당한 지시나 명령을 할 수 없도록 공동주택관리법의 일부조항을 신설됐지만, 10월 28일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는 여성 주택관리사가 단지 남성 동별 대표자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되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량한 관리사무소장을 무참히 살해한 입주자대표를 엄벌하고 국민 70% 이상이 거주하는 공동주택의 관리제도를 다시한번 살펴봐 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공동주택관리법에선 관리와 관련해 입주자대표회의가 의결을 한 뒤 관리사무소장이 집행을 한다"며 " 단순하게 의결한 사항을 집행만 하는 구조이지만, 문제가 생기면 그 의사를 결정한 입주자대표들은 빠져나가고 모든 정신적 물적, 징벌적 책임은 관리사무소장에게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의 관리소장들은 다수 입주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힘이 너무 부족하다"며 "잘못된 입주자대표회의와 입주민의 무한 권력·갑질을 막고, 다수의 선량한 공동주택 입주민을 위해 소신 있게 근무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 관리현장의 문제점을 개선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입주민 대표 A씨(63)는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간 상태다.

입주민 대표 A씨는 28일 오전 10시쯤 인천시 서구 연희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서 관리소장인 B씨의 목 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직후 달아났다가 1시간 30여분만인 오전 11시 30분께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A씨는 준비한 흉기를 소지한 채 B씨를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흉기는 인근 야산에 버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B씨의 지인과 유가족들은 지난해 1월 입주민 대표로 선출된 A씨(63)가 B씨의 관리비 사용처에 대해 의심하고 동대표 활동비를 올려달라고 하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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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아파트 관리소장 B씨가 감사를 받기 위해 내놓은 감사 서류가 책상위에 놓여져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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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세대인 해당 아파트는 외부 회계감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B씨는 A씨의 계속된 의혹을 제기해 B씨가 직접 감사를 의뢰, 27~28일 외부 회계 감사를 진행했고, 감사 마지막날 B씨는 입주민 대표 A씨에 의해 살해됐다.

B씨와 함께 근무한 직원 C씨는 "A씨가 대표로 선출된 후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어느 아파트 경리는 얼마 먹고 튀었고, 어떤 소장은 얼마 먹고 튀었다는데 당신도 그러냐'고 말하며 관리소장을 괴롭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갑질 의혹을 부인하면서 "입주민 대표로서 돈이 지급되는 품목에 도장을 잘못 찍으면 돈을 갚아줘야 하는 등 책임을 질 수 있어 두려웠고, B씨가 자신을 무시해 감정이 좋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한편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인천시회는 해당 아파트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B씨를 추모하고 있다.
gut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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