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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 통제-부당한 간섭?…대통령의 생각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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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개혁 핵심 '민주적 통제' 정당성 흔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개혁의 핵심으로 보는 것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다. 그런데 이 민주적 통제의 '정당성'이 흔들리고 있다. 추미애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 등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 반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은 혼란스럽다. '민주적 통제'와 '부당한 간섭'을 가르는 기준이 무엇인지 누구도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누가 옳든 간에 우리 사회 제도적 안정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행정부의 수반인 문 대통령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가 정당한지, 정당한 지휘권 행사의 요건은 무엇인지 대통령이 견해를 밝혀 사안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불가피하다' 모호한 입장…"대통령이 견해 밝혀야"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해 청와대가 밝힌 입장은 "현재 상황에서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전부다. 지난 20일 대변인의 브리핑에서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추 장관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불가피하다'는 것은 '정당하다'는 것과 분명한 의미의 차이가 있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지지, 옹호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게다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서도 엄정한 수사를 위해서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이후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위법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지만, 청와대는 반박 입장을 내지 않았다. 라임 수사를 책임지던 서울남부지검장이 사실상 수사지휘에 반발하며 사표를 던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행정부 안에서 권한 행사의 정당성 여부를 두고 완전히 반대되는 견해가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지켜만 보는 형국인 것이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다른 기관도 아니고 공권력을 다루는 기관에서 제도적 안정성과 신뢰가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국가를 운영하는 측에서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사안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소장도 "두 사람의 갈등으로 정치가 빨려들어가면서 정치의 기능이 실종되고 있다"며 사회 분열이 심화되는 것을 우려했다.

■ 文 "수사지휘, 헌법·인권에 기초해야"…추 장관의 경우는?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과 관련해 수사지휘권 행사 등 민주적 통제의 중요성은 여러차례 언급했지만, 그것이 정당한 행사가 되기 위한 요건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적은 없다. 다만, 과거 저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견해를 밝힌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2011년에 출간한 저서 <검찰을 생각한다>에서 "법무부 장관이 헌법과 인권에 기초해 지휘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권한이다"라고 썼다. 수사지휘권 행사의 정당성 요건으로 '헌법과 인권에 근거할 것'을 제시한 것이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생각은 '강정구 교수 사건'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참여정부 시절 천정배 당시 법무장관은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바 있다. 검찰이 강 교수를 구속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천 장관이 검찰총장에게 불구속 수사를 지시한 것이다. 천 장관의 수사지휘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천정배 장관의 불구속 수사지휘는 구속자 감소라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었다. 한국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는 과정에서 천정배 장관의 불구속 수사 지휘는 불구속 수사 및 재판의 원칙을 정착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할 수 있다." <검찰을 생각한다> 中

헌법상으로는 무죄 추정의 원칙, 형사소송법상으로는 불구속 수사 원칙에 근거했기 때문에 수사지휘권 행사가 정당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강정구 교수 사건의 핵심은 수사과정에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인권을 침해하는 것을 바로 잡았다는 의미다.

그에 반해 추 장관의 수사지휘는 그 목적이 헌법상 기본권이나 인권 보호와는 거리가 있다. 추 장관이 수사지휘한 사건은 모두 5건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하고 있다. 윤 총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 관련 사건과 윤 총장 부인 김건희 씨 관련 사건 2건, 윤 총장의 장모 사건,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이 수사지휘 대상이었다. 라임 사건의 경우, 윤 총장이 검사 접대 의혹과 야당 정치인 로비 의혹을 제대로 수사 지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 수사지휘권 남용 규제는 공개 비판이라고 했지만

문 대통령은 수사지휘권의 필요성과 함께, 그 남용을 어떻게 규제할지 고민해야 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은 생각한다>에서 수사지휘권 폐지 주장에 대해 "이 논쟁은 정상적인 형태의 지휘 감독권 행사를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논쟁"이라며 "헌법과 법률, 인권과 양심에 비추어 문제 없는 경우라면 법무부 장관이 지휘 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문제는 지휘권 자체가 아니라 지휘권 남용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규제 방안으로는 '수사지휘의 공개성'을 언급했다.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이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서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은 지휘권 행사의 기초를 이룬다"는 것이다. 공개적인 비판을 허용해야, 지휘권 행사 남용을 견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이후, 검찰개혁을 추진하면서 지휘권 남용을 방지하는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자신의 수사지휘를 비판한 검사를 추 장관이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비판해 논란이다. 지난 28일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는 검찰개혁은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싶다며 "인사권·지휘권·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썼다. 그러자 추 장관은 이환우 검사의 글과 관련해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적었다.

홍성희 기자 (bombom@k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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