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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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가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문제를 확정짓기 위해 전(全)당원 투표를 하겠다고 발표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공개 질의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29일 국회 의원총회에서 당원 투표를 통해 무공천 당헌 개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며 “오히려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 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그러자 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이자 피해자인 A씨는 30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말씀하신 ‘피해 여성’에 제가 포함되는 것이 맞느냐”며 이 대표에게 공개 질의를 했다.

A씨는 “도대체 무엇에 대해 사과한다는 뜻인가”라며 “당 소속 정치인의 위력 성추행을 단속하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지지자들의 2차 가해 속에 저를 방치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사과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사건의 공론화 이후 지금까지 집권 여당, 해당 정치인의 소속 정당으로서 어떤 조치들을 취하셨나”라며 “앞으로 저는 이 사과를 통해 어떤 변화를 맞이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A씨는 “우리 사회가 공당에게 어떤 기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앞으로 사건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실 계획인가”라고도 물었다.

A씨의 법률 대리를 맡은 김재련 변호사는 중앙일보에 “이 대표가 피해자에게 사과했는데 어떤 것에 대한 사과인지는 아무리 찾아도 알 수 없어서 정확하게 해달라는 취지에서 질문드린 것”이라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이 무공천 약속을 뒤집고 당헌 개정을 통해 사실상 후보를 내기로 한 데 대해선 “피해자와의 문제보다 본인들이 그 당시에 공당으로서 스스로 했던 약속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빈·김홍범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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