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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트럼프 '재선 욕심'에 애먼 회색늑대들 희생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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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미국 콜로라도주 호수에 사는 회색늑대 한 쌍.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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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회색늑대를 멸종위기종 목록에서 제외했다.

CNN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번하트 미국 내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45년이상의 목록 등재로 회색늑대는 개체수를 회복할 보호 목표치에 충분히 도달했다"며 목록 제외를 발표했다.

실제 멸종위기까지 내몰렸던 미국 회색늑대들은 오대호와 로키산맥 일대에서 개체수가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어류및 야생동물 보호협회에 따르면 야생 회색늑대는 6000마리이상(알라스카 제외)으로 증가했다.

이에 늑대로 피해를 본 축산농가 등의 민원도 급증한다. 와이오밍주의 경우 2017년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을 통해 늑대를 보호목록서 제외시키고 일부 사냥 포획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결정이 성급하다는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다고 CNN 등은 지적했다. 특히 동물보호론자들은 정부 조치를 저지하기 위한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보호단체 어스저스티스(Earthjustice)의 변호사 크리스텐 보일스는 "북캘리포니아와 태평양 북서부에서 겨우 발붙이기 시작한 늑대가 남부 로키와 북동부 지역으로 뻗으려면 연방정부의 보호가 필요하다" 고 역설했다. 그는 "비과학적이고 불법적인 정부 책임을 법정에서 묻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나아가 트럼프 정부의 '불순한 의도'를 의심하기도 한다. 대선을 불과 4일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조치로 회색늑대 개체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된 일부 주의 경우 사냥 허용 등의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늑대에 가축 피해를 보거나 사냥을 즐기는 지역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현지언론들은 미시간, 미네소타, 위스콘신 등 3개주가 우선 허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꼽았다.

이들 3개주는 공교롭게도 재선 도전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밀리는 주들이다. 미시간과 위스콘신은 지난 2016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곳이지만 현재는 3곳 모두가 여론조사서 바이든 '우세 지역'이다. 다만 양자간 격차는 크지 않다.

이 곳에 걸린 대의원수는 총 36명. 전반적인 열세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려면 절대 따내야할 '전략지'이라는 점에서 이번 정부 조치의 순수성도 의심을 받는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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