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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분1초가 중요한 뇌졸중…골든타임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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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 클수록 위험도 높아져

발음 어눌해지고 신체 마비 땐

최대 3시간 내 병원 찾아야

[경향신문]

경향신문

날씨가 추워지고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뇌졸중 증상이 느껴지거나 의식이 흐려지면 119를 부르거나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 의료진이 뇌졸중 환자에 대한 뇌 MRI 검사(왼쪽 사진)와 응급 뇌혈관내 수술(오른쪽)을 하고 있다. 인천성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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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29일은 세계뇌졸중기구(WSO)가 심각한 장애와 사망을 초래하는 뇌졸중(일명 뇌중풍)을 예방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장려하기 위해 제정한 ‘세계 뇌졸중의날’이다. 전 세계 사망원인 중 두 번째로 꼽히는 뇌졸중은 사망하지 않더라도 반신불수 등 커다란 후유증을 남기는 응급·중증질환이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월별 뇌혈관 질환 사망자 수를 분석한 통계청 자료를 보면, 뇌졸중은 날이 쌀쌀해지고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환절기인 10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1월에 정점을 이루고, 3월까지 연평균보다 높은 양상을 보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뇌졸중 진료 인원은 61만3824명으로 2014년(52만7229명)보다 16.4% 늘었다.

신체가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말초동맥들이 수축하고 혈압이 올라간다.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는(뇌출혈)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일교차가 크면 더 위험하다.

뇌졸중을 일으키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흡연, 알코올, 서구식 식생활, 운동 부족 같은 잘못된 생활습관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같은 만성질환을 초래하고, 신체가 노화하면서 점차 약해진 뇌혈관도 큰 영향을 준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평소 없던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혈관이 막히거나 터진 뇌 부위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발음이 어눌하고 말을 잘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장애를 겪을 수 있다. 또 신체의 한쪽이 마비돼 한쪽 팔다리를 움직이려고 해도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감각이 떨어진다. 심한 두통 때문에 속이 울렁거려 구토를 하기도 한다. 시각장애가 발생해 한쪽 눈이 안 보이거나 물체가 겹쳐 보인다. 갑자기 어지럼증이 심해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걷고 손놀림이 자연스럽지 않을 수 있다.

뇌세포는 단 몇 분만 혈액 공급이 되지 않아도 손상을 입고 한 번 죽은 뇌세포는 다시 살릴 수 없다. 뇌세포가 주변 혈관으로부터 산소와 영양분을 받으며 버틸 수 있는 시간, 즉 골든타임은 2시간 이내, 최대로 잡아도 3~4.5시간에 불과하다. 이 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하거나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장경술 교수는 “일단 뇌졸중이 발생하면 빨리 응급치료를 받아야 후유증과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면서 “아무리 의술이 발달하고 좋은 의료진과 첨단장비가 준비됐다 하더라도 뇌졸중 증상 발현 후 3~4시간이 지나면 뇌는 회복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우선 혈관을 망가뜨리는 담배는 무조건 끊어야 한다. 음식은 싱겁게 먹고,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혈압을 조절하는 데 효과가 있는 칼륨이 많은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하루에 30분 이상 매일 꾸준히 한다.

장 교수는 “심장은 멈추면 신속하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뇌졸중은 특별한 응급처치가 없다”면서 “증상 발현 시 혈액순환을 돕는다며 손과 다리를 주물러 주기도 하는데 도리어 자극이 될 수 있어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자연스러운 자세로 눕거나 눕히고, 119에 정확한 주소를 알려 신고하거나 병원에 빨리 가는 것이 상책이다. 의식에 변화가 없는지 살펴보고 경련을 일으킨다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 토사물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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