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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옵티머스 하자 치유 문건, '비밀의 방'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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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직원 증언…"윤석호 '범행 주도' 말 바꿔" 진술도
한국일보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금융정의연대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가 '옵티머스 부실 감독, 금감원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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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사기 사건 핵심 피고인들이 지난 6월 금융감독원 현장검사에 대비해 컴퓨터와 이른바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 등을 비밀 사무실에 숨겼다는 증언이 나왔다.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 소속 직원 정모씨는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허선아) 심리로 열린 옵티머스의 김재현(50·구속기소)대표, 윤석호(43·구속기소) 이사 등 2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밝혔다. 정씨는 옵티머스 일당이 금감원 현장검사 대비 차원에서 컴퓨터를 '비밀의 방'에 옮겼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곳에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 등을 발견했다고 증언했다. 이 문건은 옵티머스 사업에 정·관계 인사 여럿이 연루됐다는 점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정씨는 비밀의 방 구조에 대해 "(옵티머스 사무실과 같은 건물에 있는) C사 후문 뒤편으로 들어가면, 외부에서 보면 사무실이 있을 거라고 생각 못하는 곳에 김 대표의 사무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밀의 방에) 펀드 자금으로 개인적으로 빌려준 차용증, 수표 사본들이 있었고 언론에 나오는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정씨 등 금감원 관계자들로부터 비밀의 방 봉인 등) 조치를 취했다는 말을 듣고 다음 날 압수수색을 나갔고, 이 과정에서 (핵심 피고인 도피·증거인멸 계획이 담긴) '회의 주제' 등 문건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조사 과정에서 당초 자신의 책임이라던 윤 이사가 책임을 김 대표에게 미루면서 진술을 번복한 정황도 드러났다. 정씨에 따르면 윤 이사는 지난 6월 19일 첫 현장 검사 때는 자신이 펀드 사기를 기획한 것은 물론 펀드 운용도 모두 맡아 했다고 진술했지만 사흘 뒤에는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며 입장을 바꿨다. 이와 관련해 윤 이사 측 변호인이 "윤 이사가 정씨에게 조사에 대한 협조 내용이 많이 담긴 문자를 보냈다"고 하자 정씨는 "윤 이사가 자기가 주식거래를 한 것이 아니라고 말을 바꿔서 '왜 거짓말을 했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자신의 추궁에 윤 이사가 "사전에 그렇게 하기로 김 대표와 이야기했다", "사문서위조로만 처벌받을 줄 알고 다 짊어지려 했는데 자본시장법 형량이 워낙 무거워서 더 이상 거짓말을 못하겠다" 등 대답을 했다고 덧붙였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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