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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상과 현실 달랐지만…" 꼴찌 한화에 희망 밝힌 박사 출신 감독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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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대전, 이대선 기자]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이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sunday@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한화 최원호(47) 감독대행은 지난해 11월 한화 퓨처스 감독으로 현장 복귀했다. 지난 2011~2012년 LG 퓨처스 코치를 끝으로 현장을 떠난 최 대행은 방송 해설뿐만 아니라 피칭연구소를 설립해 투구 이론을 전파했고, 단국대에서 운동역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공부하는 지도자로 평판이 자자했던 최 대행은 한화 퓨처스를 맡아 육성에 집중했다. 그러다 지난 6월 갑자기 1군 감독대행을 맡았다. 한용덕 전 감독이 물러나면서 최 대행에게 무너진 팀을 수습해야 하는 중책이 주어졌다. 팀을 맡자마자 역대 최다 타이 18연패 충격을 입었고, 시즌 내내 최유의 100패 불명예 부담과 싸워야 했다.

하지만 투수 전문가답게 강재민, 윤대경, 김종수, 김진욱 등 젊고 가능성 있는 투수들을 발굴해서 기회를 주며 불펜의 기틀을 다졌다. 야수 쪽에서도 임종찬, 최인호, 박정현 등 가능성 있는 신인들을 적극 기용했다. 비록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리그 최초 100패도, 역대 최다 97패도 모면했다. 최 대행 체제에서 한화는 114경기 39승72패3무(승률 .351)를 기록했다.

최 대행은 “LG에서 은퇴하고 2년간 코치를 하고 나와 다양한 경험을 했다. 7년간 학교도 다니고, 방송도 나오고, 아카데미도 열었다. 나중에 현장 복귀했을 때 활용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했던 것이다”며 “우연치 않게 한화 퓨처스 감독 제의가 와서 현장에 돌아왔다. 몇 개월 만에 예상 못한 상황이 되면서 처음에는 많이 혼란스러웠다. 상당히 큰 공부가 된 해였다. 돈 주고도 못 살 좋은 경험을 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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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김성락 기자] 한화 최원호 감독과 정경배 수석코치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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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해설을 하며 바라보는 것과 내부에서 팀을 이끌어가는 것은 차이가 컸다. 1군과 2군 운용은 또 달랐다. “이상과 현실 차이를 경험했다”고 표현한 최 대행은 “밖에서는 책으로 공부한 것과 마찬가지다. 나름대로 준비했지만 직접 해보니 계획한 대로 안 되는 게 많더라. 변수들도 있고, 해보지 않고선 헤아릴 수 없는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어려운 와중에도 최 대행은 팀 운용의 기준을 세우고 지키는 데 주력했다. 불펜의 경우 투구수 대비 휴식 기준에 따라 연투 또는 30구를 던진 투수는 무조건 휴식을 취하는 식으로 운용했다. 그는 “투수의 경우 부상을 최소화하는 가이드 라인을 세웠다. 팀이 최하위라서 기준을 지키기 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기준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첫 풀타임 선발을 소화한 김민우와 팔꿈치 뼛조각을 안고 있던 장시환을 무리시키지 않고 시즌을 조기 종료시키며 미래를 기약했다.

한화 감독 자리는 내로라하는 명감독들도 버티지 못한 ‘극한 직업’으로 통한다. 올해 최 대행도 무수한 악재와 맞서 싸웠다. 베테랑 선수들의 집단 부진, 끊임없는 부상자 속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2군에서 전력을 수혈하지 못하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지만 다양한 선수들에게 고르게 출장 기회를 주며 한화 미래의 기틀을 다졌다. 높이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다.

최 대행은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 베테랑 선수들이 부진한 상황이라 변화가 필요했다.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결국 기회를 잡은 건 선수들이다. 기회를 줘도 잡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다. 팀 사정과 여러 가지로 맞아떨어지면서 젊은 선수들이 주전급으로 성장한 것에는 나름 뿌듯함이 있다”고 의미를 뒀다.

감독대행 임무를 끝마친 최 대행은 원래 자리였던 퓨처스 감독으로 돌아갈 것이 유력하지만, 차기 1군 감독 후보군에 올라 선택 받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지난달 초 박정규 대표이사가 사임한 한화는 두 달째 공석 중인 자리에 후임자가 결정된 뒤 차기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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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지형준 기자]6회초 1사 2,3루에서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이 KT 유한준 타석에 고의사구를 지시하고 있다.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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