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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선수마저 포기했지만…''미라클 조성환' 이 정도면 감독상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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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사실 감독님께서 오시기 전까지는 저도 포기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주장 김도혁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리그 최종전에서 승리한 후 이렇게 말했다. 조성환 감독 부임 전까지 14경기에서 얻은 승점이 5에 불과했으니 어쩌면 포기, 혹은 강등 예감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당연히 나올 만한 반응이었다. 14라운드 기준으로 최하위 인천과 10위 수원 삼성, 11위 서울(이상 13점)의 승점 차는 8점에 달했다. 이례적으로 큰 간격이었다. 외부에서도 올해만큼은 ‘잔류왕’이라 불리는 인천도 강등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조 감독이 부임할 초기 축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그의 임무는 잔류가 아니라 ‘잘 떨어지는 것’이라는 말이 자주 나왔다. 어느 정도의 힘, 끈기를 보여주고 떨어져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나온 이야기였다. 조 감독이 왔다 해서 인천이 엄청난 반전을 만든다는 보장은 없었고,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게 현실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조 감독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탄탄하게 팀을 변화시키는 모습이었다. 조 감독은 인천에 맞는 스리백으로 전환하고 실종된 팀워크, 위닝 멘털리티를 개조하며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조 감독 체제에서 치른 13경기 최종 결과는 7승1무5패 승점 22. ‘기적’이라는 표현이 아니면 설명하기 힘든 수준의 반전이었다. 시즌이 종료되기 전 후보가 나와 노미네이트 되지 못했지만 이 정도면 조 감독이 감독상 후보에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다. 죽어가는 팀을 1부리그에 잔류시켰으니 후보를 지금 선정한다면 조 감독이 들어가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김도혁은 “감독님께서 우리가 포기하지 않게 해주셨다. 희망을 얻었고 목표가 생겼다. 어둠 속에서 조금씩 빛이 보였다. 선수들도 경기 후에 어떻게 우리가 7승 했냐, 잔류했냐는 이야기를 했다. 선수단 대표로 조성환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다음해에도 우리 팀을 더 좋은 팀으로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조 감독을 향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조 감독은 “처음에는 모든 분들이 강등될 것이라 했다. 강등은 생각하기 싫었다. 많이 노력했다. 무게감, 책임감이 컸다. 결국 1승씩 거두면서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마침표를 찍었다. 모든 구성원의 땀과 노력이 결과를 가져왔다”라는 소감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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