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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TF르포]부산, 핼러윈발 집단감염 터질라 ‘조마조마’…클럽 대신 술집 ‘풍선효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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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데이'를 맞은 10월 마지막날인 31일 부산의 대표적인 중심가 ‘서면’ 일대에 몰려든 젊은이들. /부산=조탁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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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술집으로 몰린 젊은이들…역대급 인파 ‘방역수칙’ 무용지물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핼러윈 데이'를 맞은 10월 마지막날인 31일 부산의 대표적인 중심가 ‘서면’ 일대엔 ‘사회적 거리두기 붕괴’가 곳곳서 연출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핼러윈 데이'인 31일 오후 10시쯤 부산진구 서면. 핼러윈객들을 포함한 젊은이들은 서면 쥬디스태화 인근에 밀집된 술집 거리에 쏟아져 나왔다.

술집뿐 아니라 거리엔 길을 지나가다가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에 끌려 발걸음을 멈춘 인파들도 많았다. 버스킹(길거리 공연)에 취한 젊은이들과 술에 취한 젊은이들 때문에 길을 지나기 힘들 정도로 통행이 불편한 모습도 심심찮게 보였다.

요식업 배달 직원 A씨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길을 지나갈 수 없었다. 경적을 울리면 또 괜한 시비를 붙을 수 도 있기에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선 발디딜틈이 없었다. 심지어 어깨가 닿을 정로로 다닥다닥 붙어서 걸어다니는 젊은이들도 흔했다.

인근 CU 편의점 직원 B씨는 "평소 주말 인파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 코로나 19로 인한 피해가 늘까봐 겁이 난다"고 말했다.

수영구에서 왔다는 박모(30)씨는 "지난 추석때도 서면에 왔었다. 그때보다 훨씬 인원이 많다. 지금껏 서면에서 본 인파 중 ‘역대급’"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민들 반응의 배경엔 서면에 위치한 클럽 2곳과 감성주점 13곳 모두 할로윈데이 기간 영업을 하지 않자, 클럽이 아닌 술집으로 젊은이들이 자연스레 모여든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해외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을 콘셉트로 해 분장한 젊은이들이 서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C씨는 "서로 모르는 친구들이지만, 길을 지나가다가 핼로윈 분장이 특이해서 인스타그램 등에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술집 거리 일대에는 화려한 조명 아래 젊은이들의 웃음으로 채워졌지만 밤이 깊어질수록 눈쌀 찌푸리게 만드는 풍경이 곳곳에서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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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인근 골목길 내 버려진 담배꽁초. /부산=조탁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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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길에 있는 술집 앞에선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수명씩 무리지어 걸어다니거나 담배를 태우고 있다.

거나하게 취한 젊은이들은 행동에 거침이 없었다. 마스크를 벗거나 흡연을 하며 침을 뱉거나, 대화 중 큰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방역수칙은 무너졌고 이를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종된 셈이었다.

지나가는 행인 D씨를 잡고 물었다. 그는 "주변을 봤다. 막상 보니 흡연을 하고 침을 뱉는 사람들이 많아서 찜찜하긴 하다. 주말엔 서면을 피하고 싶을 정도다"고 말했다.

술집 사장 E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가게 운영이 녹록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핼로윈 데이라는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점은 개인적으로 좋다"면서도 "그럼에도 손님들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자체는 비상이다. 지난 5월 이태원 클럽 발(發) 코로나19 확산 같은 전례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다.

부산시는 할로윈 데이 기간 방역수칙 위반 사례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실제 부산에서는 지난 7월 3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자축하기 위해 해운대해수욕장 일대로 쏟아져 나온 주한미군이 술을 마시고 ‘폭죽 난동’을 피운 바 있다.

이에 핼로윈 데이에 몰려드는 인파를 대비하기 위해 서면과 해운대 등지에 있는 고위험 시설을 집중적으로 단속했다. 특히 서면 젊음의 거리 일대를 중점 점검지역으로 정하고 구청, 식약청, 경찰과 함께 단속했다.

부산경찰청은 핼로윈 데이인 지난달 31일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해운대 구남로 일원 등을 순찰했다.

경찰 관계자는 "핼로윈 데이를 앞두고 많은 인원의 주한미군 장병 외출과 외박이 예정돼 있고, 해운대 해수욕장 등 방문이 예상됨에 따라 외국인 전용 클럽 등 주변에 대한 위력 순찰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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