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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바이든 승리] 북한서 "미친개" 논평까지 냈지만…북미정상회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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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 김정은" vs "미치광이 바이든" 원색 비난…트럼프 때도 맹비난 후 밀월관계로

바이든 "러브레터 없을 것" 원칙주의 천명…조건부 회담으로 가능성은 열어놔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어떤 '케미'(궁합)를 보여줄지, 나아가 또 한 번의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데는 겉으로라도 서로 호감을 드러내는 등 돈독한 관계였던 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와 김 위원장은 과거 원색적인 비난을 주고받은 껄끄러운 사이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라는 양쪽의 이해관계만 맞아떨어진다면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열려있다.

연합뉴스

(CG)
[연합뉴스TV 제공]



바이든 후보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구원이 깊은 사이다.

대선 유세 기간 바이든은 김 위원장을 여러 차례 "독재자", "폭군"이라고 표현했고 히틀러와 동일선상에 놓고 비유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바이든과 같은 미친개를 살려두면 더 많은 사람을 해칠 수 있으므로 더 늦기 전에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한다"고 막말 비난을 쏟아냈다.

또 당시 바이든을 "모리간상배", "사흘 굶은 들개", "치매 말기", "집권욕에 환장이 된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지칭하며 원색적인 모욕을 서슴지 않았다.

바이든 후보는 강경한 대북정책 기조도 견지하고 있다.

그는 "어떠한 러브레터(정상 간 친서 교환)도 없을 것"이라며 "나는 원칙에 입각한 외교에 관여하고, 비핵화한 북한과 통일된 한반도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돋보일 수 있는 그림만 된다면 유연한 비핵화 합의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던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북한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협상 상대일 수밖에 없다.

연합뉴스

마스크 벗으며 환한 미소 짓는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 후보
(윌밍턴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자신의 거주지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선 결과에 대해 발언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으면서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11·3 대선의 주요 승부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면서 대선 고지 9부 능선에 올라섰다. sungok@yna.co.kr



하지만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북한은 2017년 9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지만 이후 태도를 전향해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연 전례가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이 사상 처음으로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을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제 할 소리만 하는 늙다리", "불망나니", "깡패"라고 맹비난했다.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바이든을 비난한 논평보다 수위가 높았다.

하지만 양측은 바로 이듬해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1차 북미정상회담을 연 데다가 2018년 4월부터 2019년 8월까지 1년 4개월간 무려 27통의 친서를 교환하며 끈끈한 관계로 뒤바뀌었다.

이 같은 북미 정상 관계를 둘러싼 반전이 이번에도 일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 경제가 '삼중고'에 빠지면서 제재 완화가 절실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 역시 "김정은 위원장이 핵 능력을 축소하는 데 동의하는 조건"으로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예상되는 시점이 된다면 바이든이라고 해서 회피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기는 했지만, 비핵화 논의가 있었기에 이를 기초로 해서 (북한도) 어느 정도 비핵화 카드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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