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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이슈 불붙는 OTT 시장

    전방위 사업 다각화 나선 쿠팡-외식·OTT·택배까지…나스닥 상장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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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이 전방위 사업 다각화와 외부 인재 영입에 나서며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목표로 하는 나스닥 상장에 대비, 기업가치 극대화를 노리고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0년간 조 단위 영업손실에도 ‘계획된 적자’라며 여유를 부리던 쿠팡이 과연 ‘한국판 아마존’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매경이코노미

    쿠팡이 전방위 사업 다각화와 외부 인재 영입에 나서며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목표로 하는 나스닥 상장에 대비, 기업가치 극대화를 노리고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은 김범석 쿠팡 대표. <쿠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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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은 사업 다각화 삼매경

    ▷쿠팡이츠·쿠릉·쿠친…‘문어발 확장’

    배달앱, OTT, 택배, 중고차….

    쿠팡이 최근 진출했거나 진출을 선언한 신사업이다. 하나같이 코로나19 시대에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분야다.

    가장 먼저 진출한 분야는 배달앱 ‘쿠팡이츠’다. 지난해 4월 설립한 이래 1년간은 잠잠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배달앱 시장이 급성장하자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기존 배달앱이 여러 주문을 한 번에 배달하는 ‘합배달’을 시행하는 것과 달리, 어떤 주문이든 바로 배달하는 ‘한 주문 한 배달’ 시스템으로 차별화했다. 빠른 배달에 비용은 급증했지만 소비자는 열광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용자가 지난해 10월 약 20만명에서 올해 10월 약 106만명으로 5배 이상 급증, 배달통을 제치고 업계 3위로 안착했다. 서울과 경기, 부산 등지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며 전국 단위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싱가포르 기반 동남아 3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훅디지털(Hooq, 이하 훅)’을 인수, OTT 사업에 진출했다. 정관 사업 목적에 영상·음악 사업을 추가하고 ‘쿠팡스트리밍’ ‘쿠팡플레이’ ‘쿠팡오리지널’ ‘쿠팡플러스’ ‘쿠팡비디오’ 등 비디오 서비스 관련 상표권도 잇따라 출원했다. 최근에는 스포츠 중계권을 가진 회사들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오는 12월부터 OTT 서비스를 제공, 미디어 콘텐츠와 쇼핑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 ‘미디어 커머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승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쿠팡의 OTT 서비스 제공은 인터넷 플랫폼으로 가는 전철을 밟는 것이다. 물류를 내재화한 이커머스로서 로켓와우클럽 충성 고객을 꾸준하게 늘려왔기에 쿠팡의 OTT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고객 확보가 용이할 것으로 본다. 장기적으로는 자체 제작 콘텐츠, 자체 제작 디바이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택배는 2년 만에 재진출을 준비 중이다. 쿠팡은 지난 2018년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자격을 취득했다. 그러나 자체 판매 물량이 대부분이고 3자 물류 실적이 부진하자 면허를 자진 반납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상황이 달라졌다. 온라인 쇼핑 활성화로 쿠팡 물량과 택배 수요 모두 급증하자 국토교통부에 다시 택배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했다. 쿠팡은 배송기사를 개인사업자로 대우하는 기존 업계와 달리 직고용해 불합리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고차 시장에도 쿠팡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쿠팡은 지난 9월 특허청에 ‘쿠릉’ 상표를 출원 신청했다. 여기에는 자동차 금융업과 자동차보험 관련 상담·중개업, 중고차 감정업, 중고차 평가관련 정보제공업 등이 명시됐다. 쿠팡이 ‘쿠릉’을 활용해 향후 중고차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매경이코노미

    ▶국내외서 스카우트…‘인재 블랙홀’

    ▷강한승 영입해 4인 각자대표 체제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 했던가. 신사업 진출과 함께 외부 인재 영입도 한창이다. 이전 경력도 청와대, 김앤장, 우버, 월마트, 나이키 출신 등 화려하다.

    최근 영입한 최고위 인사는 강한승 경영관리 총괄대표다. 1968년 서울 출생으로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서울고등법원 판사,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정부 대표, 청와대 법무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2013년부터 김앤장 변호사로 옮겨 쿠팡과 택배 회사 간 소송을 맡으며 쿠팡의 법률 자문을 맡아왔다. 창업자인 김범석 최고경영자(CEO)와 고명주·박대준 3인 각자대표 체제이던 쿠팡은 강한승 신임 사장이 경영관리와 법무 분야를 총괄하며 4인 각자대표로 운영될 예정이다.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CTO, 전 우버 CTO) 영입도 눈에 띈다. 지난 7년 동안 연간 승차 공유 1000만건이던 우버를 세계 800개 도시에서 연간 70억건 이상 공유하도록 성장시킨 인물이다. 4억 종류에 달하는 상품의 로켓배송·새벽배송·당일배송과 3자 물류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해 조 단위 적자의 핵심 원인인 물류비를 절감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주어질 전망이다.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잇따르자 관련 리스크 대응을 위한 라인업도 강화했다. 유인종 안전 분야 부사장(전 삼성물산 리조트 상무), 박대식 안전보건감사 전무(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기북부지사장), 추경민 대관 부문 부사장(전 기동민 민주당 의원 보좌관, 전 서울시 정무수석)을 잇따라 영입, 정부·지자체 대응에 나섰다.

    ▶풀액셀 밟는 이유는

    ▷적자 줄인 자신감에 나스닥 상장 준비

    신사업 진출에 대해 쿠팡 측은 “공식적으로 어떤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낀다. 그럼에도 관련 기업 인수, 상표권 출원, 인재 영입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몸집 불리기에 올인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는다. 지난해 적자 감소로 자신감을 얻은 데다, 목표로 하는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관측이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7조1530억원, 영업손실 72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4.2% 성장하고 영업손실은 36% 감소, 영업손실을 줄이면서도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여기에 올 1분기에는 영업손실이 700억원 내외로까지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연간 실적으로 거칠게 환산하면 예상 영업손실이 약 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어드는 셈. 로켓배송 사업에서 적자를 감내하며 이용자를 끌어모은 뒤 오픈마켓과 풀필먼트 사업에서 수익을 내는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머지않아 쿠팡이 연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 지금 추세로 가면, 올해 영업손실 규모는 예상치(-6370억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 될 수도 있다”며 “쿠팡은 지난해 호실적을 통해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사업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속적인 물류시스템 효율화와 구매력 개선 등으로 5년 후 원가율이 75%까지 하락하고, 판관비율이 24%대까지 떨어진다면, 2023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흑자전환이 가시화되며 쿠팡이 목표로 해온 나스닥 상장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쿠팡은 지난 8월 미국 뉴욕에서 나스닥 상장을 위한 로드쇼(설명회)를 진행, 기업가치를 15조원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박종대 애널리스트는 “시장점유율이 40~50%대인 아마존, 알리바바에 비해 쿠팡은 13% 수준이어서 상대적으로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받았다. 올해는 잘하면 15%까지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듯하다. 그래도 절대적인 시장점유율이라고 평가하기는 무리다. 이런 상황을 뉴욕투자자들이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현재 사업 구조로 상장을 진행할 수도 있고, 평가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밸류에이션 제고를 위한 여러 작업들, 예를 들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M&A 등을 진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3호 (2020.11.11~11.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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