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대체인력 부족으로 근무 권고
병원 노조 "환자를 위험에 몰아넣는 일" 반발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병원 © 뉴스1 정경화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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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노블=뉴스1) 정경화 통신원 = 올 가을 들어 프랑스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가운데 프랑스 공공병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무증상 의료진에게도 일을 계속하도록 권고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병원 경영진과 노조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프랑스 서부 낭트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의사 두 명이 진료를 계속 했으며, 이 중 한 명은 증상이 있었다. 이들 외에도 응급실 간호사들과 보조사들도 확진을 받았지만 계속 근무를 해 논란이 됐다.
최근 그르노블 대학병원 간호사 에스테르 브루농은 콧물 증상으로 4일(현지시간) 코로나 테스트를 받았고, 5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병원에 출근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가족 접촉자로 분리돼 학교에 갈 수 없자 '아이 돌봄' 사유로 병가 7일을 얻을 수 있었다.
그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격리기간을 마치고 병원으로 복귀한 동료들이 여전히 기침할 때마다 소독제로 손과 목을 수시로 닦았지만, 자신도 조만간 감염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조했다.
그는 이어 "파리 떼처럼 탈진해서 병가를 낸 동료들이 많아, 주말에도 대체근무를 한 적도 많다"고 그동안 힘들었던 상황을 전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낭트 대학병원 프랑스노동총동맹(CGT) 대표 올리비에 테리앙은 일간 우에스트-프랑스를 통해 "(무증상 의료인 근무는) 환자를 위험으로 몰아넣는 것"이라며, "병원 경영진은 양성판정 받은 의료인들을 대체할 인력을 확충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공공병원 경영진은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 씻기'를 강조하며 의료진들은 환자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고 노조들 요구에 대해 일축했다.
앞서 프랑스 공중보건고등위원회(Haut Conseil de la santé publique)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대비하고 병원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5월 23일 "대체인력이 없는 경우 양성 판정을 받은 무증상 의료인은 근무를 계속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낭트 대학병원 응급실 대표 에릭 바타르 의사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 보스턴에서 발표된 연구를 근거로 코로나 양성 판정받은 무증상 의료인이 환자를 전염시킬 위험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지난 7일 코로나19 재확산이 가장 심각한 곳 중 하나인 생테티엔 대학병원을 방문했지만, 의료진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노동조건 개선 등을 위한 지원이나 계획을 약속하지 않았다.
파스칼 오리올 생테티엔 병원 의사는 "우리는 지금 고통 속에 있다.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결국 이 사태의 고비를 넘기겠지만, 결국 병원 의료진의 일부는 공공병원을 떠날 것이고, 진짜 어려움은 코로나 사태 전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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