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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트럼프, '흑인 대통령' 백인 두려움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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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3번째 회고록 '약속의 땅' 출간
트럼프 "인종 우려 해소할 묘약 제공"
"공화당도 인종주의 중앙으로 끌어와"
"부시, 정권이양 협력"... 현 정권 비난
한국일보

17일 출간 예정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회고록 '약속의 땅' 표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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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곧 출간되는 회고록에서 대선 불복을 고수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자신이 취임할 때 ‘흑인 대통령’ 탄생을 두려워한 백인 유권자들의 공포심을 자극했고, 조시 W 부시 공화당 정부는 정권 이양에 협력했다며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트러프 행정부와 현 공화당 지도부를 직격했다.

미 CNN방송은 12일(현시시간) 17일 출간 예정인 오바마 전 대통령의 회고록 ‘약속의 땅’ 주요 내용을 발췌해 보도했다. 786쪽짜리 회고록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나’라는 존재는 내부의 공포, 즉 자연스러운 질서를 방해했다는 느낌을 촉발한 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위법한 대통령이라는 주장이 퍼지기 시작할 때 트럼프는 이를 잘 알고 있었다”며 “‘백악관의 흑인’에 겁을 먹은 수백만의 미국인들에게 트럼프가 인종적 우려를 해소시킬 묘약을 약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출생지 논란, 즉 ‘버서(Birther)’ 음모론을 교묘히 활용해 2016년 대선 승리로 가는 백인 지지층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공화당도 트럼프 대통령에 합세해 인종주의를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그는 2008년 대선 당시 공화당 내 강경보수 그룹 ‘티파티’의 대표 주자인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나선 사례를 언급하며 “페일린을 통해 공화당 주변에서 머물렀던 외국인 혐오와 반(反)지성, 음모론, 흑인ㆍ유색인종을 향한 적대감이 중앙정치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나 (공화당 하원의장을 지낸) 존 베이너, (공화당 현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유일한 차이라면 트럼프는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라며 당정을 싸잡아 비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한 조 바이든 당선인에게 비협조로 일관하는 트러프 행정부를 꼬집기 위해 부시 전 대통령의 인수 인계 과정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제도를 존경하기 때문이거나 부친의 가르침 때문이거나 자신의 정권인수 과정에 대한 나쁜 기억 때문이거나, 아니면 그냥 기본적인 품위 때문이거나 부시 대통령은 순조롭게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고 호평했다.

바이든 당선인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일할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면서 “조는 품위 있고 정직하고 충성스럽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꿈들’(2006년) ‘담대한 희망’(2008년)에 이어 세 번째다. 오바마 부부는 퇴임 후 회고록을 집필하는 조건으로 6,500만달러(720억원)의 선인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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