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민은행이 처음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공식 자료를 통해 아직 정식 출시에 대해 정해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로 그동안 국내외 언론이나 많은 관련 업계가 중국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에 대해 잘못 언급하고 주장했던 부분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됐다.
지난주 중국인민은행이 발표한 '2020년 중국금융안정보고서' 핵심 내용 중 하나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연구개발과 그 진전에 대한 종합적인 내용이다. 모두 5쪽 분량으로 앞부분 2.5쪽엔 국제동향을 기술했다. 한국은행 디지털화폐 추진 내용도 3줄 정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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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서 CBDC는 금융지급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원가를 절감하며, 보편적 금융혜택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CBDC有助于提高支付效率,降低支付成本,助力普惠金融). 또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CBDC에 근간을 둔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CBDC는 자금세탁, 조세회피 방지 등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개발 상황에 대해서는 이미 CBDC에 대한 기본 틀은 완성된 상태이며, 향후 선전, 쑤저우, 슝안, 청두와 다가올 동계올림픽에서 폐쇄된 환경 아래에서 내부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그간 우리가 알고 있던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중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가 당장이라도 발행할 것처럼 국내외 언론이나 많은 관련 업계가 호들갑(?)을 떨었다.
특히 디지털화폐가 블폭체인(분산원장기술) 기반으로 발행될 것이란 예상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각 나라 디지털화폐 발행 사례 중 중국 중앙은행을 가장 많이 들고 있다.
지난해 중국 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 연구원들이 중국 시나테크에 기고한 블록체인 기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적용 문제점들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블록체인 기술이 디지털 화폐에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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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블록체인 성능과 확장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블록체인에서는 트랜잭션이 순서대로 대기열에 추가되고 처리되며 모든 트랜잭션 결과 및 결제 기록이 전체 네트워크 노드에 동기화되기 때문에 시스템 처리 성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보안 측면에서도 블록체인은 체계적인 보안 보호가 부족하다며, "블록체인에 내재 된 보안 결함과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암호화 알고리즘, 가상 머신, 스마트 계약 등 핵심 구성 요소는 완전히 자율적이라 제어할 수 없어 공격 위험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은 아직 초기 단계로 알려지지 않은 보안 취약점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거래 시스템에서 보안 문제가 발생하면 취소, 철회, 긴급 개입 또는 서비스 중단과 같은 방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블록체인은 취소 및 철회와 같은 관련 작업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스토리지 병목 현상을 비롯해 서로 다른 블록체인 시스템의 상호 작용 문제, 운영 및 유지 보수 문제, 미완성 표준 시스템 등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점으로 꼽았다,
따라서 전체 기능 측면에서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특성은 중앙은행의 중앙 관리 특성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중앙은행에서 제공하는 결제 서비스는 중앙 집중식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현재 전통적인 결제 시스템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변환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호현 한국전자서명포럼 의장은 "혹여라도 정부 정책의 섣부른 판단은 금융 시스템 전반에 걸쳐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 서두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지금이라도 기술과 구현 가능성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제대로 준비해 가야 한다"며 CBDC에 대한 핵심 기술 연구에 먼저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들풀 기자 i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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