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에 고통 주려는 재뿌리기" 비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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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바이든 발목잡기'에 동참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각종 긴급 대출 프로그램의 연장을 거부함으로써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를 곤혹스럽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19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므누신 관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지난 3월 코로나 확산으로 금융시장에 위기가 닥치면서 얼어붙을 뻔했던 신용시장이 회복됨으로써 목표를 분명히 달성했다"면서 중소기업 대상 대출 연장 프로그램 등을 예정대로 연말에 모두 끝내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또 긴급 대출 프로그램 기금 4,540억달러 가운데 미사용분 반납도 요구했다. 해당 기금은 연준이 재무부의 자금을 갖고 운용하며 현재까지 1,950억달러가 사용됐다.
연준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통해 강력 반발했다. 연준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세워진 모든 비상대책들이 여전히 긴박하고 취약한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도 "긴급 대출 프로그램들의 운용을 끝내겠다는 건 적절치 않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당초 9월 말까지였지만, 재무부와 연준이 합의해 연말까지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므누신 장관의 조치를 두고 코로나19의 심각한 재확산 상황에서 가뜩이나 불안정한 시장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학자 제이슨 퍼먼은 "채권시장 안정화 측면만 놓고 보면 제한된 목표를 달성한 재무부의 판단이 옳을 수 있지만 앞으로 더 나쁜 상황으로 보험을 들라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바이든 당선인의 새 정부에 부담을 주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원 금융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론 와이든 의원은 "바이든 당선인에게 정치적 고통을 가하기 위해 재를 뿌리고 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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