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9 (화)

    이슈 강제징용 피해자와 소송

    우토로 마을 '강제징용 산증인' 강경남 할머니 별세… 향년 95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21일 별세한 강경남 할머니.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제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영은 기자] '강제징용의 산증인'으로 일본 우토로 마을을 지켜온 강경남 할머니가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23일 NGO 지구촌동포연대에 따르면 강 할머니는 지난 21일 오후 별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족장으로 치르며 지난 21일 독경을 하는 '경야', 24일 발인인 '고별식'을 하는 장례 절차를 밟는다.


    우토로 민간기금재단에 따르면 고인의 옛집에는 49일 동안 빈소가 마련된다. 재단은 49제 동안 한국에서도 헌화를 하고 조의를 표할 수 있도록 하고 온라인 추모 영상을 제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경남 사천 태생인 고인은 8세 때 가족과 함께 일본에 강제징용됐다. 18세에 결혼해 해방을 한해 앞둔 1944년 일본 우지(宇治)시에 있는 우토로 마을로 이주했다. 고인은 이 마을 1세대 중 최근까지 유일한 생존자로 남아 역사의 산증인으로 불렸다.


    아시아경제

    2015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배달의 무도' 편에 출연한 강경남 할머니. 사진=MBC '무한도전' 방송 화면 캡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토로 마을은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 1300여 명이 군 비행장을 건설하면서 생긴 마을이다. 상·하수도 시설이 없고 비가 오면 마을이 물에 잠기는 등 주거 환경이 매우 열악했고, 해방 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동포들은 우토로 마을에서 노동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일본 정부는 1987년 우토로 마을 부지 매각을 추진해 동포들이 강제 퇴거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인과 재일동포 등이 성금을 모아 우토로 마을에 전달했고, 이 성금으로 땅을 일부 사들여 150여 명의 주민이 이주했다.


    강 할머니는 2015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배달의 무도' 편에 출연해 재일동포 차별의 아픔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우토로 마을을 찾았던 유재석과 하하는 "너무 늦게 와 죄송하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강 할머니는 하하가 찍어온 경남 사천 풍경이 담긴 영상을 보고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고맙고 기쁘다"며 눈물을 흘렸다.


    당시 방송에 함께 출연했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부고를 알리며 "우토로 마을을 지켜온 1세대 강경남 할머니가 별세하셨다고 한다"며 "지난해까지도 아주 정정하셨는데 마음이 참 안 좋다"고 전했다. 이어 "부디 하늘나라에서만큼은 고향인 경남 사천에 꼭 방문하시길 바랄 뿐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김영은 인턴기자 youngeun92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