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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푸틴 “바이든 당선 인정 아직 일러, 러시아·미국 관계 이미 망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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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신에겐 영혼 안느껴져”

2011년 푸틴 면전서 발언 냉기

중앙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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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지도자와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축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TV에 출연해 “미국 국민에게 신임을 받는 사람과 함께 일하겠다. 신임은 상대 후보에게 인정을 받거나 법적 절차가 마무리된 후에 나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전을 불사하는 등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고, 미국 내 법적 절차도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공식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승리를 공식 인정하지 않는 게 미·러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이미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는 망가졌으며 훼손될 것이 없다”고 답했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확정 몇 시간 만에 축하 성명을 발표했던 푸틴은 이번에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승리 인정은 곧 찰떡궁합을 과시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기에 푸틴 대통령이 가능한 한 축하 인사를 뒤로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으로부터 과거 ‘영혼이 없다’는 말을 들었던 사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부통령 시절인 2011년 크렘린궁을 찾았을 때 당시 총리였던 푸틴에게 “당신 눈을 보고 있는데 영혼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푸틴은 이에 웃으며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있다”며 응수했다. 이 일화는 3년 후 바이든 당선인이 인터뷰에서 밝히며 세간에 공개됐다.

푸틴 대통령 입장에선 또 미국과 서유럽의 대서양 동맹 복원을 내건 바이든 등장이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바이든 당선인은 러시아를 미국의 가장 큰 안보 위협 중 하나로 간주해 왔다. 그는 대선 전 마지막 TV토론에서 러시아·중국·이란 등 외국 적대세력의 선거개입 시도를 거론하며 “내가 당선되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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