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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남편이 자살했다' 곽경희 작가 "책 출간 후 아이들 父 죽음 이유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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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곽경희 작가가 남편의 극단적 선택 후 남겨진 가족들의 비애와 치유 과정을 이야기 했다.

24일 방송된 KBS '아침마당'에는 곽경희 작가가 출연해 자살 유가족의 이야기를 전했다.

곽경희 작가는 치유 에세이 '남편이 자살했다'를 출간한 작가다. 극단적 선택을 한 남편과 남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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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희 작가가 '아침마당'에 출연했다. [사진=KBS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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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희 작가는 "지금은 아이들과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남편을) 원망도 했고 화도 났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까지 됐지만 저만 불행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힘든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죽음을 생각하는 분이있다면 힘과 위로가 되고 싶어서 출연했다"라고 말했다.

곽 작가는 이혼 하루 전이자 자신의 생일날 남편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고백했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남편과 이혼 후 한차례 재결합 했지만, 남편의 증상은 오히려 더 심해졌다. 네 명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혼을 결심했지만, 남편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곽 작가는 심리적으로 무너진 상태에서 경찰 조사를 받고, 장례식장에서 수군거림을 듣는 등 남겨진 유가족의 어려움을 이야기 했다. 어린 자녀들에게는 남편의 죽음을 '심장 마비'라고 했고, 경제적 어려움도 겪었다고 털어놨다.

무기력과 우울증을 겪었던 그는 아이들의 말과 정신과 상담, 집단치료를 통해 상처를 극복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곽 작가는 "제가 완전히 무너져서도 늘 했던 것이 심리학, 정신학 강의를 많이 들었다. 그 중 '엄마가 불행하고 힘이 없으면 아이가 대들지 못한다'라는 것이 있었다. 둘째 아이가 제게 말대꾸를 많이 하고 힘들게 했다. 그 강의를 듣고 '아들이 내가 힘 있는 것을 아니까 대드는구나' 싶었다. 아이에게 '고맙다. 네가 대들어줘서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아이와 파이팅하고 일어났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는 그는 "의사 분이 알코올 남편 이야기에 화를 냈다. 제 죄책감이 반으로 떨어져나갔다. 반 정도 회복되서 나온 기분이었다"고 했다. 집단 치료에 대해서도 "나만 힘든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처음 보는 사람을 붙들고 펑펑 울었다. 이십대 초반의 딸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였다. 둘이 서로를 붙잡고 울었다"라고 말했다.

책을 쓰면서 마음이 정리됐다고도 말했다. 곽 작가는 "남편이 유서 없이 떠났다. 원망을 많이 했다. 제가 책읽는 모습을 보고 '책 쓰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것이 떠올라 너와 내가 어리석은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회복된 뒤 썼다. 과거의 저를 제대로 못 봤는데 다시 보게 됐다. 아프기도 됐지만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라고 말했다.

책이 나온 뒤애야 아이들에게 아빠의 죽음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고 털어놨다.

곽 작가는 "처음엔 아이들에게 숨겼다. 원고를 마무리 한 다음에 이야기 했는데 아이들이 '엄마가 왜 힘들어했는지 이제야 알겠다'고 했다. '아빠를 살리지 못했기에 다른 아빠들을 살리고 싶다'고 했다. 어린 딸들에게는 이야기 하기가 마음이 아팠다. 책 출판 후에 셋째와 넷째에게 이야기 했더니, 막내가 많이 울었다. 엄마 얼굴이 안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햇는데 '엄마처럼 불행한 사람들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많이 이야기하라며 축복해줬다"라고 말했다.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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