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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코로나19 반사효과'…보험사, 호실적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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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55곳 1~9월 순이익 5조5747억원.. 전년보다 6.1% 증가

손해보험사, '손해율 하락'으로 보험영업손실 5428억원 줄여

코로나19로 도로에 차 줄고 병원 거부감 강해지자 손해율도↓

"저금리로 투자영업익 줄어..대체투자 가치하락도 열어둬야"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 사고가 줄고 병원 진료가 감소하면서 보험사 실적도 호조세를 보였다. 특히 손해보험사의 경우, 지난해보다 당기순이익이 10% 이상 늘어나는 모습이다.

하지만 보험영업손실이 개선됐을 뿐, 여전히 마이너스인데다 환율과 금리 모두 하락하며 투자이익도 감소, 장기 수익성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반사효과…수익성 개선된 손보사

24일 금융감독원은 1~9월 보험사 55곳의 당기순이익이 5조57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조2552억원)보다 6.1% 증가했다고 밝혔다.

생명보험사 24곳의 당기순이익은 3조15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46억원) 늘었다. 금리가 떨어지며 이자수익은 줄었지만 저축성 보험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보험영업손실이 18조458억원에서 17조6375억원으로 줄어들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손해보험회사 31곳의 당기순이익은 2조42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10.2%나 늘었다. 손보사 역시 금리하락에 따라 이자수익이 작년보다 1867억원 줄었지만 보험영업손실이 3조7253억원에서 3조1825억원으로 5428억원이나 줄어들면서 실적이 오름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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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 및 손해보험사 당기순이익 추이[출처:금융감독원, 단위:억원]


특히 손보사들은 코로나19의 반사이익을 봤다는 평가다. 코로나로 인해 자동차보험이나 장기보험의 손해율이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산하며 전국 교통량이 줄어들자 사고 빈도도 줄어들면서 자동차 보험 손해율도 감소한 것이다.

실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지난해 12월에는 105.9%까지 올랐고 올해 3월 79.2% 까지 하락하며 현재 80%대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00%를 넘어서면 보험업계는 받은돈 보다 보상한 돈이 더 많게 된다. 업계에서는 적정손해율이 78~80%로 보고 있다.

장기보험 역시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사람들이 병원 방문을 자제하고 소위 ‘나이롱’환자도 사라지게 되면서 보험금 지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들의 수입보험료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152조428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7조2975억원) 증가했다. 생보사의 수입보험료는 81조5401억원으로 같은 기간 4.3%(3조3432억원) 늘었다. 변액성 보험은 12조8037억원으로 6735억원 줄었지만 저축성보험과 보장성보험이 지난해보다 각각 2조331억원, 1조3126억원 늘어났다.

손보사의 원수보험료(보험료 수입)는 70조88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3조9543억원) 늘었다. 장기보험이 작년보다 2조1045억원 늘어나는 가운데 자동차보험은 1조5972억원, 일반보험도 7565억원 증가했다. 다만 퇴직연금 등은 5039억원 감소했다.

보험업의 총자산은 1291조6306억원으로 지난해 9월 말(1223조6068억원)보다 5.6%(68조238억원) 늘었다. 자기자본은 141조8177억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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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제공, 단위;:%]


저금리에 투자처 찾기 쉽지 않아…해외 대체투자 손실 우려도

다만 보험사들의 향후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먼저 보험사의 수익성은 다소 악화한 모습이다. 총자산 이익률(ROA)은 1~9월 0.59%로 지난해 1~9월과 같았다. 하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이 5.47%로 지난해 같은 기간(5.73%)보다 0.26% 떨어졌다. ROE는 투입한 자본 대비 얼마의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게다가 당기순이익 증가의 면모를 따져보면 영업손실이 개선되면서 반짝 개선됐다는 평가다. 실제 자동차보험이나 장기보험의 손해율이 줄었지만 손실 자체는 지속하고 있기 떄문이다.

또 전세계적으로 저금리가 장기화하며 보험사들이 들고 있는 채권들의 이자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 환율도 원·달러 기준 1110~1120원대로 내려오며 올 3월 최고점(1280원)보다 13.3%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심해지고 있어 투자처를 찾기조차 쉽지 않다. 실제 생보사의 투자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0.5% 줄었고 손보사의 경우에도 2.1% 감소했다.

보험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자산의 가치하락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보험사 10곳의 해외대체투자 규모는 15조4000억원수준인데 이 중 해외 부동산이 40%를 차지했고 사회간접자본이 38%, 항공선박이 10%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교역 등이 묶이면서 해외대체투자 자산에서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국내·외 대체투자 손실이 아직 현실화하지 않았다”면서도“코로나19 장기화로 실물경기악화가 지속된다면 고위험업종에 투자한 자산의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금감원은 “금융시장 변동성, 과도한 영업경쟁, 대체투자자산 부실화 등 주요 위험요인에 대한 상시감시를 강화하는 하고 IFRS 17 도입 대비 및 변동성에 대한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선제적인 자본충실화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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