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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北 전략가들, 바이든 당선 매우 당혹스러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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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北 핵포기 인도·파키스탄 핵포기만큼 어려워”

“바이든, 해리스와 김여정 간 고위급 타협 모색해야”

헤럴드경제

정성장 미국 윌슨센터 연구위원은 24일 조 바이든(사진) 대통령 당선인이 북한 비핵화를 추구하려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사이의 고위급회담과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료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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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불가능에 가까운 북한 비핵화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과의 고위급회담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제언이 제기됐다.

정성장 미 윌슨센터 연구위원 겸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4일 현지에 기고한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협상전략을 재정립해야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를 포기하게 하는 것이 인도와 파키스탄에게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사실을 먼저 냉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위원은 현실적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면서 먼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 하에 핵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거나 중동국가 등 확산을 막기 위해 북미관계 개선을 추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계속 거부하고 핵능력을 고도화할 경우 한국에서는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나 독자적 핵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북한은 먼 미국의 핵무기보다 가까운 한국의 핵무기에 직접 위협을 느껴 미국까지 위협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일본도 핵무장 길을 걷게 돼 미국이 중국의 군사적 부상을 견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수용하기 어렵겠지만 북한을 협상에 나오게 하고 중국을 압박해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카드를 적극 활용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은 다른 옵션으로 기존 협상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토대로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마련할 것을 제시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라는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추구하려면 기존 대북협상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진행해 클린턴 행정부 시기 작성된 ‘페리 보고서’를 넘어서는 새로운 대북전략보고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은 특히 “실무자들과 협상을 진행한다면 실질적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북한체제의 실질적 2인자인 김여정 또는 공식서열 2위인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의 고위급회담을 통해 대타협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최고위급 회담과 타협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 위원은 “북한이 비핵화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냉정하게 분석하면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이스라엘에게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며 비핵화와 같은 중대한 사안은 김 위원장만이 결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가 실무회담을 거쳐 정상회담을 갖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 협상 개최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 위원은 북한이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데 대해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희망했을 것”이라며 “김정은에게 ‘독재자’, ‘폭군’, ‘도살자’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당선되면 북미 간 어떤 ‘러브레터’도 없을 것이라고 선언해온 바이든 당선인이 당선됨으로써 북한 전략가들은 내부적으로 매우 당혹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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