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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한국 좋아요" 외인 `바이(BUY)코리아`에 코스피 또 신고가…테슬라·니오 열풍에 배터리株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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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본사(부산)가 있는 BIFC 건물 앞에 세워진 `강세장`의 상징 황소상 [사진 제공 =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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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사자' 행렬이 한국 유가증권 시장을 띄우면서 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또다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전날과 달리 차세대 배터리 부문과 정유 부문 동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앞서 마감한 뉴욕증시에서 전기자동차(EV) 주가가 일제히 폭등한 데다 실물 경기 회복 기대속에 글로벌 석유 공룡 기업 주가가 급등한 것이 한국 증시에도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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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최고가 달리는 한국증시 코스피 지수(왼쪽)와 `한국 간판주` 삼성주가 최근 시세 흐름 [그래픽 =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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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0.58%오른 2617.76에 마감해 전날(2602.59)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한국 주식 구매 열풍'에 따른 순 매수세가 14거래일 연속 이어진 결과다.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서고 개인 투자자들도 지난 10월 이후 매수세가 뜸해진 가운데 외국인은 7264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46억원, 6924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이자 '한국 간판주'로 통하는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30%오른 6만7700원에 거래를 마감해 하루만에 최고 기록을 다시 세웠다. 기관이 2035억2400만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1441억200만원, 개인이 722억6700만원을 순매수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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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앞서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연장선상에서 EV 관련 친환경·차세대 에너지 분야로 꼽히는 배터리 부문과 기존 화석 에너지 분야 정유주가 동반 상승했다는 점이다.

24일 한국증시에서는 EV관련 차세대 배터리 종목인 LG화학(6.82%)과 삼성SDI(4.94%), SK이노베이션(3.90%)가 일제히 급등했다. 앞서 뉴욕증시에서 테슬라가 6.58%(521.85달러)올라 최고가 기록을 다시 쓰고 중국 전기차 3형제(니오 12.45%·샤오펑 33.92%·리오토 14.48%)주가가 폭등하는 등 EV 투자 기대감이 반영된 여파다. 해당 종목은 지난 17일~24일 기준 한국 국내 투자자 매수결제금액 상위 1~6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배터리 부문은 한국 기술력이 매력 포인트로 부각되면서 외국인들도 집중 매수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는 2023년까지는 EV 대중화가 급격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외국인이 한국 배터리 관련주에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한화솔루션도 간만에 주가가 1.54%올랐다. 앞서 한화솔루션이 투자한 미국 수소트럭 제조업체 니콜라가 '사기 혐의'에도 불구하고 11.49%급등하면서 투자 기대감이 흘러든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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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배럴 당 43달러를 넘어서며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서부산텍사스유(WTI) 2021년 1월물 최근 시세 [데이터 =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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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주도 S-오일(6.77%)과 GS(1.87%)를 중심으로 간만에 상승세를 보였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과 미국 조 바이든 차기 정부 인사 소식으로 대규모 부양책으로 실물 경제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서부산 텍사스유(WTI) 선물이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글로벌 석유 공룡(엑슨 모빌 6.55%·쉘 4.60%)주가와 항공주가 덩달아 오른 여파다.

올해 '동학개미'로 불린 개인 투자자들이 3분기(7~9월)까지만 해도 이른바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부문 주식을 집중 매수하며 한국 증시를 떠받쳤지만 10월을 기점으로 매수세가 뜸해진 상태다. 다만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재진입 시점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시적으로 보면 코스피가 신고점을 찍는 식의 주가 상승세 자체가 개인들에게 긍정 심리를 만들어 주는 분위기"라면서 "구조적으로 봐도 초저금리 기조와 높은 부동산 투자 진입장벽 등 구조적인 요인 탓에 개인이 주식 투자 외 다른 투자 대안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24일 증시가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이 쌍끌이 매수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당분간 개인은 매도 주체라기보다는 잠재적인 매수세력으로 움직일 것"이라면서 "다만 그동안 개인이 순매도를 했다고 해서 시장을 떠난 것은 아니고 재진입 시점을 노리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지난 18일까지를 기준으로 총 65조1360억원으로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23일 기준으로는 58조4478억원이다. 이달 초 51조원에 비하면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 잠깐 맡겨 두거나 주식을 판 후 찾아가지 않은 돈이다. 지난 9월 미국에서 코로나19 추가 부양책이 표류하고 뉴욕증시가 고전한 후 한국 증시도 비슷하게 횡보하자 같은 달 4일 역대 최고치(63조2581억원)를 기록했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달 40조~50조원 선으로 줄어든 바 있다.

당분간 한국 증시는 외국인 매수세가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달러 대비 원화가 초강세를 보이는 데다 코로나19 사태에 비해 한국 경제 타격이 비교적 덜하고 회복세가 눈에 띈다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판단이 최근 코스피 강세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한국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에는 상승세를 이어가더라도 올해 기대보다 못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김 센터장은 "한국 시장을 보면 기업들 이익이 내년에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주가에는 상당히 선반영 되는 듯한 분위기도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 전체로 보면 저금리라는 환경을 각 국 중앙은행이 만들었는데 이제 코로나19 백신이 실제 접종되고 실물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면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2018년 1~2월 한국 증시 상승세는 실물 경제 펀더멘털이 작용했지만 올해 시장은 펀더멘털이 아닌 대규모 유동성이 강하게 떠받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마냥 낙관론만 펼 수는 없다"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물경제 정상화가 이뤄지면 일부 대기업·실적이 좋은 기업과 아닌 기업 간 양극화가 벌어져 전반적으로 시장이 올해처럼 빠르게 달릴 지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인오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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