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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할 일을 했을 뿐” 3표 차로 놓친 KS MVP, 그래도 에이스는 웃었다 [MK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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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3표 차로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놓쳤으나 드류 루친스키가 없었다면 NC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도 불가능했다.

루친스키는 ‘에이스’의 진가를 발휘했다. 한국시리즈 1·4·6차전 등 세 경기에 나가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69을 기록했다.

NC는 루친스키의 호투에 힘입어 1차전에서 기선을 제압하더니 4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그리고 6차전에서 우승의 쐐기를 박았다.
매일경제

드류 루친스키는 한국시리즈 3경기에 나가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하며 NC의 우승을 이끌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이동욱 NC 감독은 한국시리즈의 승부처로 4차전을 꼽았다. 1승 2패 열세로 맞이한 4차전이었다. 또 패할 경우, 우승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5차전 선발투수로 염두에 둔 루친스키를 ‘구원투수’로 활용했다.

승부수는 통했다. 루친스키는 2⅔이닝 4탈삼진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잠재우고 NC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이 감독은 “루친스키를 4차전에 기용한 게 가장 힘든 결정이었다. 그만큼 중요했다. 2승 2패를 만들지 못하면 어렵게 생각했다. 승부수를 던지기까지 정말 많이 고민했다”라며 에이스의 공을 높이 평가했다.

정규시즌에서 19승을 올린 루친스키는 한국시리즈에서 제 몫을 다했다. 6차전에서 네 차례나 위기에 몰렸으나 슬기롭게 극복했다. 루친스키가 버티자, NC 타선이 응답했다. 5회 1점, 6회 3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그는 “일주일 사이에 세 번이나 같은 선수들을 상대했다. 두산 선수들도 노리는 공이 있었을 거다. 어려운 상황에서 잘 대처하면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라고 말했다.

뛰어난 활약에도 한국시리즈 MVP 기자단 투표에서 2위를 기록했다. 33표를 얻어 양의지(36표)와는 3표 차였다.

루친스키는 “누가 한국시리즈 MVP를 받든지 상관없다. 양의지가 당연히 수상해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라며 활짝 웃었다.

개인상보다 팀의 우승이 더욱 값졌다. 루친스키는 “이렇게 긴 시즌을 우승으로 마쳐서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의 공이 크다는 말에 그는 “난 그저 해야 하는 일을 책임감 있게 했을 뿐이다. 앞에서 포수 양의지가 블로킹 해주고, 뒤에서 야수들이 열심히 해줬다. 그걸 보면서 내가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팀에 도움 못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했다”라고 밝혔다.

루친스키에게도 공룡 군단의 주장인 양의지는 특별한 존재다. 그는 “양의지는 정말 멋있는 사람이며 훌륭한 포수다. 같이 호흡 맞추면서 한 번도 사인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적이 없다. 난 항상 그를 믿고 따랐다. 어려운 상황마다 먼저 나서서 팀을 리드하는 게 보기 좋다”라고 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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