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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기밀문서 유출' 베네딕토 16세 전 수행비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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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올로 가브리엘레…지병으로 54세에 숨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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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교황을 수행하는 파올로 가브리엘레(맨 앞 중앙). 2011.5.4. [AFP=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2012년 교황청의 기밀문서를 언론에 유출해 파문을 일으킨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집사 출신 파올로 가브리엘레가 5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브리엘레는 오랜 지병을 앓아오다 이날 오전 로마의 한 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베네딕토 16세 교황 재위 때인 2006년부터 그의 수행비서이자 집사로 일한 그는 2012년 교황의 서한을 비롯해 교황청 기밀문서 다수를 이탈리아 출신 탐사기자 잔루이지 누치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누치는 이를 토대로 교황청 내부 권력 투쟁과 고위 성직자들의 부정부패를 고발한 책 '교황 성하(聖下) - 베네딕토 16세의 비밀편지'를 펴내 큰 파장을 불렀다.

이 책은 유럽에서만 100만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당시 언론에서는 교황청 심장부에서 일어난 이 사건을 '위키리크스'에 빗대어 '바티리크스'(Vatileaks)라고 칭하기도 했다.

가브리엘레는 그해 기밀문서 불법 소지·누설 등 혐의로 기소돼 바티칸 법원에서 징역 1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연말 베네딕토 16세의 성탄절 특별 사면으로 출옥했다.

일각에서는 이듬해 2월 베네딕토 16세가 사임을 결심하는 데 이 사건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베네딕토 16세는 당시 사임 발표문에서 "고령으로 더는 베드로의 직무를 수행할 맞갖은 힘이 없다"고 그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가브리엘레 별세와 관련한 베네딕토 16세의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93세의 고령인 베네딕토 16세는 사임 이후 바티칸 내 한 수녀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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