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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마리 토끼 노린 秋의 ‘尹 직무정지’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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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윤석열 직무정지] 왜 해임 건의 안했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 집행을 정지시키면서도, 정작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 총장 해임을 건의하지는 않았다. 법조계에선 이를 두고 문 대통령에게 공을 떠넘기는 부담을 주지 않고 추 장관이 사실상 해임과 같은 효과를 내는 조처를 취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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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과천 법무부에 출근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뉴시스


추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감에서 “감찰 결과에 따라 해임 건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헌법 63조는 국회가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검찰총장은 국무위원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추 장관이 말한 ‘해임 건의’는 헌법이 정한 해임 건의가 아니라 사실상 임면권자인 대통령에게 총장의 해임을 건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더라도 현행법상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대통령이 해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명시적인 조항도 없다. 검찰청법은 검사에 대해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가 아니면 파면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검찰총장은 임기 중 쫓아내려면 국회가 탄핵 소추를 해야 하고, 이후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으로 판단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절차와 같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의 보고를 받고도 끝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은 법상 규정된 이런 절차를 무시한 권한 행사를 하기 싫다는 뜻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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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밝힌 대검찰청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이 밤 시간까지 불을 밝히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감찰 결과와 관련해 긴급 브리핑을 열어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직무배제 방침을 밝혔다. 2020.11.24 hihong@yna.co.kr/2020-11-24 19:59:09/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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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통령의 ‘해임권’이 명시된 것은 아니지만, 임명권자이기 때문에 검찰총장은 대통령의 의사 표시에 따라 거취를 정할 수밖에 없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전국에 생방송으로 중계된 ‘검사와의 대화’에서 “현 검찰 수뇌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하자, 다음 날 김각영 당시 검찰총장이 “부적절한 사람으로 지목된 이상 더 이상 검찰을 이끌고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며 전격 사퇴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번 추 장관의 징계 청구와 직무 집행 정지는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윤 총장을 사실상 해임하는 효과를 거둔 것이다. 검찰청법은 징계 처분이나 적격 심사가 아니고서는 해임·면직·정직 등의 처분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자신이 주도하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윤 총장을 해임 처분하고, 그 전까지 직무 집행을 정지해 사실상 총장을 바로 해임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 같은 처분에 대해 법조계에선 ‘대통령은 뒤에 숨고 추 장관이 전면에서 대리전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형사소송법 학자는 “추 장관의 해임 건의에 따라 대통령이 직접 해임 의사 표시를 하는 게 정직한 방식”이라며 “총장 해임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검사징계법 조항을 내세워 합법을 가장한 수를 쓴 것”이라고 했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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