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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日, 강창일 대사 내정자에 반발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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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쿠릴열도 방문 문제삼아… 당시 자민당 “姜 입국금지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강창일 전 의원을 주일대사로 내정한 데 대해 일본 정부와 자민당 일각에서 반발 기류가 나오고 있다. 강 내정자는 2011년 5월 국회 독도특별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다른 의원 2명과 한국 정치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러시아가 주권을 행사하는 쿠릴 열도의 쿠나시르섬을 방문했다. 당시 이 섬을 포함해 쿠릴열도 4개 섬을 북방영토로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에서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의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은 깊은 유감을 표명했고, 일한의원연맹은 이를 문제 삼아 방한을 연기하기도 했다. 자민당 간사장 대행을 역임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의원은 국회에서 강 내정자 등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자민당의 강경파 의원들은 강 내정자에 대한 불쾌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내정자가 독도에 관한 발언에 그쳤다면 모르지만 북방영토를 러시아 땅이라고 단정한 것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자민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문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을 바란다면서 반일(反日)적 인물을 대사로 보낸 것은 모순”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강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외교 사절에 대한 사전 동의) 절차가 난항을 겪거나 장기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도쿄의 한 소식통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이 강 내정자의 북방영토 방문을 이유로 그의 부임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외무성 내에는 북방영토의 러시아 영유권을 인정한 인물에게 아그레망을 내주는 것은 좋지 않은 선례가 된다는 주장도 있다”고 했다.

강 내정자는 올해 국회의원을 그만둘 때까지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냈으나 자민당 내에 그를 환영하는 인물이 많지 않은 것도 변수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당시 방일했으나 당시 자민당의 실력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그를 만나주지 않았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강 내정자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 정부의 인사 발표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피하고 싶다”고 했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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