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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은 어쩌다 '단체장 사관학교'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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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협회장에 잇따른 하마평

고위공무원 출신 임원들이 많아

임원 임기도 짧아 더 많이 배출

김광수 회장, 은행연합회장 내정

농협 출신 강세 이번에도 이어가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2012년 농협중앙회에서 갈라져 나와 출범한 NH농협금융지주가 금융기관 단체장들의 사관학교가 됐다. 가뜩이나 농협금융지주 회장 출신이 각종 기관장 하마평에 이름이 오르는 상황에서 김광수 현 농협금융 회장이 은행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하게 되면서 이런 경향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지난 17일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이 발표한 은행연합회 차기 회장 롱리스트 7명 중 2명이 농협금융 출신이었다. 1명은 행시 27회(1983년) 출신으로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 국장을 지냈던 김광수 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었고 다른 한 명은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이었다. 김 회장은 관 출신이고 이 전 행장은 농협에서 경력을 쌓은 순수 농협인이라는 차이가 있었을뿐 최종 이력은 ‘농협금융’이었다.

은행연합회장 후보 7명 중 2명이 농협 출신

하마평에 올랐던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농협금융지주 출신의 강세가 뚜렷하다. 제3대 농협금융지주 회장(2013~2015년)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위원회 위원장(2015년~2017년)을 지냈던 임종룡 전 위원장, 한국수출입은행장 출신으로 3대 농협금융지주(2015~2018년) 회장을 지냈던 김용환 전 회장 등이다. 이들은 롱리스트 확정 전 회장 입후보에 고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중도 이탈했다.

현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까지 농협금융 출신이다보니 금융권 내부에서는 농협금융 출신이 ‘농금회(농협출신 금융인모임)로 불러도 될 정도’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김 회장도 지난 17일 기자들을 만나 “농협금융 출신 추천이 많은 게 특이하다”고 말할 정도다.

금융권에서는 농협금융지주가 전통적으로 ‘모피아’로 불리는 금융당국 출신 고위 관료 영입이 많았다는 점을 배경으로 꼽는다. 김광수 회장처럼 ‘반관반민’ 출신이 많아지면서 각종 기관장 후보에 오르내린다는 것이다.

실제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했던 신동규 전 회장(2대)을 시작으로 김광수 현 회장까지 4명 모두 1급 공무원(국장급 이상) 출신이다. 고급 공무원들이 재직하고 있다보니 주요 금융 기관·단체장 자리가 빌 때마다 농협금융지주 회장들이 후보자로 거론되곤 했다. 김광수 회장은 금융감독원 원장,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새로 선임할 때 후보군에 포함됐다. 임종룡 전 위원장은 농협금융회장으로 있다가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바로 갔다.

재정경제부 제1차관 퇴임 후 농협경제연구소에서 대표직(2008~2010년)을 맡았던 김석동 전 위원장도 주요 금융기관장 후보로 거론되다가 2011년 금융위원회 위원장에 오르기도 했다. 2008년 당시 농협금융지주가 있었다면 충분히 회장직도 맡을 수 있었던 인물이다.

이데일리

(그래픽=김정훈 기자)


농협금융이 관 출신을 선호하는 이유는 농협법에 따라 설립되고 유지되는 조직이라는 설명이 많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법에 따라 설립된 조직이다보니 관과의 관계를 밀접하게 가져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다른 금융지주보다 고위 공무원 출신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금융 관계자는 “역사가 짧은 농협금융지주가 시중은행과 경쟁하기 위해 전문성 높은 인재를 영입하다보니 (금융당국 출신이) 많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농협금융, 김인태 부사장이 회장 직무대행

농협금융지주 내 계열사 CEO들의 임기가 짧은 것도 ‘농협출신 금융인 배출’에 한몫하고 있다. 농협은행을 비롯해 농협금융지주 계열사 CEO들의 임기가 보통은 1년, 연임까지 해서 2년 정도이다. 농협은행 행장의 임기도 올해 들어 처음으로 2년을 보장받았다. 업계에서는 농협 조직내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경영진의 임기를 짧게 가져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배출되는 농협금융 출신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농협금융지주가 갖는 독특한 정체성 때문에 CEO 임기가 짧다는 설명도 있다. 예컨대 농협중앙회 내부적으로는 농협금융지주를 별도의 금융사로보기보다 중앙회에 소속된 자회사로 보는 시각 등이다. 이런 이유로 역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중앙회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타 금융지주와 달리 장기 연임하는 금융지주 회장들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농협금융지주 이사회는 김광수 회장의 은행연합회 회장 취임이 확정되는대로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회장을 선임한다. 우선은 김인태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직무대행을 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에도 관 출신 인사로 차기 회장 후보군이 꾸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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