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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그래미 꿈’ 이룬 방탄소년단, “음악성 인정·美 팝 음악계의 일원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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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새 앨범 'BE (Deluxe Edition)' 글로벌 기자간담회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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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마침내 ‘그래미의 꿈’을 이뤘다. 보수적인 ’백인들의 잔치‘로 불린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르며 한국 대중음악사를 다시 썼다.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한국시간 25일(미국 서부시간 24일)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 후보로 발표했다.

방탄소년단의 후보 지명은 4대 본상(제너럴 필드)이 아닌 장르 부문에 해당하나, 그래미의 주요 부문에서 한국 대중음악은 물론 아시아권 가수가 후보에 오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1959년 시작한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시상식이자 미국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시상식으로 꼽힌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학 교수는 “그래미 어워즈는 대중성이나 상업적 성과는 물론 다른 시상식과 달리 음악성에 더 큰 중점을 두고 후보를 지명하고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점에서 권위와 차별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미의 장벽은 두터웠다. 오랜 시간 이어온 권위만큼 그래미 어워즈는 보수적인 시상식으로 꼽혔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그동안 그래미 어워즈는 흑인음악, 라틴팝 등 백인들의 음악 이외의 장르에는 합당한 시상을 하지 않았다”라며 “그만큼 보수적 성향이 있어 아리아나 그란데 등 가수들이 비판하거나 보이콧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이러한 비판을 받아들이며 여성, 유색인종, 어린 연령대의 선정단을 대거 영입하며 다양성을 추구했으나 결과로 두드러지는 측면은 드물었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과 K팝에도 그래미의 벽은 높았다. 앞서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앨범을 디자인한 회사가 61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후보에 오른 적은 있으나 음악적 성취에 대한 인정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그래미와 함께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 4년 연속,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3년 연속 후보에 오르고 수상까지 했지만, 그래미는 ‘철의 장벽’이었다.

이번 후보 지명을 계기로 방탄소년단은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에 후보로 지명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래미에서도 상을 받으면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 시상식은 내년 1월이다.

방탄소년단은 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테이니의 ‘운 디아’ , 저스틴 비버와 쿠아보의 ‘인텐션스’,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 테일러 스위프트와 본 이베어의 ‘엑사일’과 함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서 경합을 벌인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그래미 팝 장르 세부 시상 분야 중 하나다. 2012년 시상식부터 신설됐다. 듀오 또는 그룹,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팝 보컬이나 연주 퍼포먼스에서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거둔 음악인에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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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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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의 후보에 오른 ‘다이너마이트’는 지난 8월 발매, 한국 대중음악사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오른 곡이다. 이 차트에서 통산 3주간 1위에 올랐으며, 발매 12주를 넘긴 현재까지도 차트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대중적 인기를 거뒀다. 일부 소수의 팬덤과 어린 세대의 음악으로 치부됐던 K팝이 ‘다이너마이트’를 계기로 마니아 층을 넘어 대중성까지 얻을 수 있는 장르로 외연을 확장하게 됐다.

이번 그래미 후보 지명을 통해 방탄소년단은 또 하나의 쾌거를 이루게 됐다. 그래미 어워즈는 후보에 오르면 ‘그래미 노미니즈’라는 타이틀을 붙일 만큼 높은 위상을 부정할 수 없는 시상식이다. 전문가들 역시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큰 의미”이자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가장 주목받고 인기있는 음악이자 괜찮은 음악을 하고 있다는 증명”(이규탁 교수, 정민재 평론가)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입성이 가지는 의미 역시 남다르다. 특히 공장에서 찍어낸 ‘상품’으로치부됐던 방탄소년단과 K팝의 음악성과 가치를 인정받는 계기이기도 하다.

이규탁 교수는 “그간 방탄소년단과 K팝은 미국에서도 대중에게 인기있는 음악으로 알려져 있지만, 음악성에 대한 언급은 많지 않았다”며 “이번 그래미 어워즈의 후보 지명을 통해 (방탄소년단이) 단순히 인기있는 음악이 아닌 적어도 미국 시장에선 음악적 퀄리티, 음악성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봤다.

정민재 평론가 역시 “그래미가 다양성을 인지하고 방탄소년단을 조금 더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더이상 방탄소년단이 그래미에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력을 가진 미국 팝 음악계의 일원이 됐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의 성과를 K팝의 쾌거로 보기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출난 한 아티스트가 미국 음악계에서 빅딜이 됐으며, 그래미에서 취급하지 않던 것을 다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K팝 전반에 대한 관심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는 나올 수 있다”고 짚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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