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美 그래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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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 어워즈를 주최하는 미국레코딩아카데미는 24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 후보 발표회에서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 지명했다. 지난해 초 시상자로 그래미에 첫 발을 들인 뒤 2년여 만에 이룬 쾌거다. 그간 그래미 어워즈 수상을 목표로 밝혀온 방탄소년단은 이번 노미네이션으로 자신들의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다이너마이트’와 트로피를 겨룰 노래는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테이니의 ‘운 디아’(UN DIA), 저스틴 비버·쿠아보의 ‘인텐션스’(Intentions),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Rain On Me) 테일러 스위프트·본 이베어의 ‘엑사일’(Exile)이다.
“이미 인정받은 영향력을 그래미가 인증한 것”
전문가들은 이번 후보 지명 결과를 두고 ‘그래미가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인정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팝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그래미도 인정한 것”이라면서 “과거엔 방탄소년단을 ‘한국에서 온 슈퍼스타’의 개념으로 봤다면, 이젠 이들을 팝 시장의 일원으로 완전히 받아들인 것”이라고 봤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트돼서 의미가 생긴 게 아니라, 이미 의미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후보로 올라간 것”이라고 했다.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팝 시장에서 영향력을 가졌다는 데 전 세계가 공감하는 분위기고, 그래미도 이를 인정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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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이너마이트’는 달랐다. 발매 첫 주 빌보드의 ‘팝 송스 라디오 차트’에서 30위를 기록했고, 이후 꾸준히 순위를 높여 최근에는 7위까지 올랐다. 이에 힘입어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 발매 첫 주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핫100 정상에 올랐고, 두 달 넘게 최상위권 순위를 지켰다. 정민재 평론가는 “현지 팝 가수들과 비교했을 때 (방탄소년단은) 떨어지는 지표가 없다”면서 “음반(‘맵 오브 더 소울: 7’)도 많이 팔렸고 히트곡(‘다이너마이트’)도 나왔고, 만약 투어를 했다면 그 규모도 상당했을 것이다. 모든 지표를 종합하면 방탄소년단의 후보 지명은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GrammysSoWhite”…올해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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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레코딩아카데미가 백인 중년 남성 중심으로 꾸려진 탓에 시상 경향이 보수적이고 배타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2017년 제59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프랭크 오션, 드레이크, 카녜이 웨스트, 저스틴 비버 등 여러 아티스트들이 그래미의 편향성에 보이콧으로 맞섰을 정도였다. 지난해에도 방탄소년단이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트되지 않자, “BTS의 그래미 불발이 레코딩아카데미의 맹점을 드러냈다”(포브스) “시상식에서 K팝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팝 시장의 일상적인 현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롤링스톤) 등의 비판이 나왔다.
그래미 측도 2018년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다양성 확보를 위한 논의를 이어왔다. 레코딩아카데미는 오는 2025년까지 투표인단의 여성 비율을 두 배로 늘리기로 하는 등 TF가 지난해 말 내놓은 다양성 및 포용성 관련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이런 계획이 실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레코딩아카데미에 새롭게 합류한 회원 가운데 여성과 남성은 48%로 동률이었고, 인종별로는 백인이 50%로 가장 많았다. 아프리카계는 21%, 히스패닉과 아시아계는 각각 8%와 3%에 그쳤다.
정민재 평론가는 “그래미 어워즈는 켄드릭 라마와 비욘세 등 흑인 아티스트들이 ‘명작’이라고 부를 만한 음반을 냈는데도 본상을 주지 않는 등 보수적인 시상 경향으로 비판 받았다”면서 “최근 몇 년 간 여성이나 유색 인종을 레코딩아카데미 회원으로 많이 받는 등 다양헝을 추구하려는 측면은 있으나, 아직은 (여성·유색인종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의 노미네이션을 ‘그래미 어워즈가 아시아 음악을 포용하고 있다’고 보는 건 다소 확대해석”이라고 말했다.
wild37@kukinews.com /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M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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