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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NC 우승 간절히 바란 또 다른 '집행검'의 주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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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첫 우승으로 끝난 2020한국시리즈 뒷얘기
사상 처음 우승 기념 팬서비스를 게임 아이템으로
'야알못'도 관심갖고 NC 우승 기원하는 효과 거둬
한국일보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6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이기고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모기업 NC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집행검을 들어 올리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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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NC다이노스가 창단 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날 NC다이노스 선수단이 들어 올린 우승컵 만큼 큰 화제를 모은 것이 바로 '진명황의 집행검'. 공중파 방송으로 NC다이노스의 주장이자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양의지 선수가 집행검을 들어올리는 장면이 생중계 되자 팬들은 물론 게임 마니아들까지 흥분했다.

진명황의 집행검은 NC다이노스의 모 기업 NC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이 집행검은 비싸기도 하지만 얻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고 알려지면서 팬들은 NC 다이노스의 우승을 향한 여정을 닮아있다고 평가한다.

"NC 다이노스 우승은 리니지M 이용자 덕분"

한국일보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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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NC다이노스 우승의 진짜 이유가 NC소프트의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M' 이용자들 덕분이라는 유쾌한 주장이 나왔다. 한 달 동안이나 리니지M 이용자 전원이 아이템 창에 '한국시리즈 응원티켓'을 모셔두고 엔씨의 응원을 바랐다는 것.

실제로 많은 누리꾼들은 NC다이노스의 우승을 간절히 기원했다고 댓글을 남겼다. "나 완전 간절하게 기도했다고. 택진이형(NC소프트 대표, NC 다이노스 구단주) 사랑해ㅜㅜ"(익명), "나도 고이 모셔놓고 '제발 갓쿠폰으로 진화해주세요'라고 염불 외웠음"(익명), "오늘 오죽했으면 집 근처 절에서 돈 주고 소원 양초 사서 기도하고 왔음"(익명)

NC소프트, 우승하면 게임 아이템으로 바뀌는 응원티켓 배포

한국일보

NC소프트는 정규시즌 첫 우승을 기념해 '리니지M' 이용자들에게 '한국시리즈 응원티켓'과 '다이노스 응원 휘장'이 담긴 '다이노스 응원 상자'를 배포했다. NC다이노스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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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지난달 28일, NC소프트는 리니지M의 모든 이용자에게 한국시리즈 응원티켓이라는 아이템을 나눠줬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응원티켓은 NC 다이노스가 한국 시리즈에서 우승하면 'TJ 쿠폰'으로 바뀐다고 예고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리니지M 이용자들이 모인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가 들썩거렸다. "한국시리즈 끝날 때까지면 애간장 타네. 딱히 응원하는 팀이 없어서 볼 때 긴장감이 없었는데 응원하는 팀이 생겨서 더 재밌긴 하겠네요"(딸기***)라며 한국시리즈를 향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등장했다.

국내 프로야구팀 중 게임회사를 모 기업으로 둔 경우는 NC다이노스 뿐이었기에 이 이벤트는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 우승팀들의 이벤트가 과자류(해태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제공이나 모 기업이나 관계사들의 할인 이벤트(기아 타이거즈의 기아차, 삼성 라이온스의 삼성 관련 제품, LG 트윈스의 LG 관련 제품 등) 등 물건을 대상으로 했다면 이번에는 온라인에서만 쓸 수 있는 게임 아이템이었기 때문이다.

이 한국시리즈 응원티켓이 리니지M 이용자들 사이에서 야구에 대한 관심을 불러오기도 했다. 심지어 프로야구를 전혀 모르거나 좋아한 적 없는 '야알못'들 조차도 NC다이노스의 우승을 응원하게 했다. "야구에 '야'자도 모르는데 우승하면 TJ 쿠폰 준다길래 찾아봤네요.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할 확률이 80% 이상이라는데 TJ 기대해 볼 만하네요"(무한**)

하지만 모두가 기대에 부풀었던 건 아니다. "게임하는 데 왜 야구 우승을 기대해야 하나"(Ar****), "정규리그 우승이 장난도 아니고 한국시리즈 우승 못 하면 아무 것도 없다는 거군요"(닉**)라며 조건을 내건 응원티켓에 불만을 드러내는 이용자들도 있었다.

한 달간의 염원...'TJ 쿠폰' 획득으로 마무리

한국일보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6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게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NC 선수단이 '챔피언' 현수막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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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가 가까워오자 초조해 하는 목소리도 들여왔다. "NC 실력이 정확히 어느 정도임? 지금 두산-KT 경기 보니까 두산이 진짜 탄탄한데 이길 가능성은 있는 건가. TJ 받아서 팔찌 복구하려고 했는데, 이 모든 게 한여름 밤의 꿈이었던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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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소프트 리니지M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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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7전 4선승 한국시리즈 시작하네요. 한국시리즈 통합우승하고 화끈하게 TJ파티했으면 좋겠네요. 파이팅입니다"(어글**)라며 응원의 물결이 일기도 했다.

24일 NC 다이노스는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했고, 리니지M 이용자들은 TJ 쿠폰 받기 성공으로 한 달간의 기다림을 끝마쳤다.

이은기 인턴기자 mate5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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