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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바이든, 반이민 정책 지운다…"불법 체류자 시민권 취득 법안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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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23만여 명 포함 1100만여명 외국인 불법체류자 구제

세계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내 1100만 명가량으로 추정되는 불법 체류 외국인이 미국에서 단계적으로 시민권을 취득해 합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24일(현지시간) 대선 이후 처음으로 미 NBC 방송과 단독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정부의 이민 개혁 정책 방향에 대해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나는 1100만명이 넘는 불법 체류 외국인이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길로 갈 수 있도록 이민법안을 만들어 상원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 2011년을 기준으로 미국 내 한국인 불법 체류자가 23만여 명이라고 밝혔었다. 한국인 불법 체류자는 합법적인 비자로 미국에 들어왔다가 비자 유효 기간 만료 이후에도 미국을 떠나지 않았거나 합법적인 비자 없이 제3국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한 사람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월 불법 이민자를 체포하지 않고 보호하는 이른바 ‘피난처 도시’에 대한 연방 재정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반이민 정책을 강화해왔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NBC 방송 회견과 차기 정부의 외교안보팀 인선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에서 차기 미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 시대의 고립주의, 국수주의를 폐기하고, 미국의 동맹국들과 공조 체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자유주의 개입론’에 입각해 국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NBC 방송과의 회견에서 “우리가 세계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이끌어나갈 준비가 돼 있고, 다시 테이블의 상석에 앉을 것”이라며 “우리가 적대국들과 대적할 준비가 돼 있고, 우리의 동맹국들을 배척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태평양과 대서양을 넘어 전 세계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차기 정부의 외교안보팀 지명자를 소개하는 회견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내정자가 과거에 아시아·태평양에서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외교안보팀 인선 배경에 대해 “이는 미국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들은 미국이 동맹국과 협력할 때 최강이라는 나의 핵심 신념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자신의 외교안보팀이 “다음 세대를 위한 미국의 외교정책과 국가안보를 단순히 바로잡는 수준이 아니라 다시 그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 승리 후 전 세계 지도자와 통화하면서 미국이 대서양과 태평양을 넘어 전 세계에서 글로벌 리더로서 역사적 역할을 다시 확고히 하길 얼마나 고대하는지 알게 됐다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어 NBC 방송과의 회견에서 자신의 정부가 버락 오바마 정부의 정책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주장을 일축하면서 “오바마 3기 정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가 오바마-바이든 정부 당시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직면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풍경을 완전히 바꿔놓았고, 그가 미국 우선주의라고 했으나 미국이 외톨이가 됐다”고 주장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외교안보팀 인선 소개 회견에서 “우리가 미국과 동맹국 간의 관계를 새롭게 하고,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조직을 재건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는 이 자리에서 “변화한 도전의 본질을 인식하면서 중국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대사 내정자는 “다자주의 외교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NBC 방송 회견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사법 처리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나는 현 대통령이 하는 짓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르면 25일부터 미 정보기관의 국가안보 브리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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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의 로즈가든에서 영부인 멜라니아(오른쪽)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추수감사절 전통에 따라 칠면조 사면식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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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칠면조를 사면해주는 연례행사에 참석해 “미국 우선주의는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지난 21∼23일 등록된 공화당 유권자 669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 24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4%가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12%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찍겠다고 했고, 8%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에게 투표하겠다고 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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