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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우승] MLB도 놀랐다…원작자 박민우가 말하는 ‘집행검 세리머니’ 탄생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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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우승 순간, 모두가 깜짝 놀란 ‘집행검 세리머니’

-박민우가 제안하고 구단에서 흔쾌히 수용…미국 MLB도 놀랐다

-은으로 만들어 제작비만 2천만 원...‘억’ 소리 나는 가격

-박민우의 바람 “집행검, NC 우승 트레이드 마크 되길”

엠스플뉴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집행검 세리머니(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

“만약 우리가 우승하면 마운드에서 집행검을 뽑으면 어떻겠냐고 얘기했다. NC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상징이 될 거다, 상상한 대로만 되면 레전드로 역사에 남을 거라고 했는데 정말 이뤄질 줄은 몰랐다.”

창단 9년 만의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11월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승리한 뒤 NC 선수들은 마운드로 달려 나와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했다. 양의지는 마치 우승 처음 한 사람처럼 눈물을 흘렸고, 박민우는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포효했다.

감격의 순간, 이때 검은 천으로 감싼 큰 물건이 선수들 쪽으로 다가왔다. NC 구단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가 직접 가져와 검은 천을 벗겼다. 정체를 드러낸 건 NC 모회사 엔씨소프트의 대표작 ‘리니지’의 아이템 ‘집행검’이었다. 집행검은 리니지 세계관 내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로 게임 유저들 사이에 엄청난 고가에 거래되는 아이템.

선수들이 집행검을 중심으로 둥글게 모였고, 시리즈 MVP가 가운데로 나와 집행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모두가 팔을 높이 치켜들고 환호했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의 대사인 ‘올 포 원, 원 포 올(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을 활용한 퍼포먼스. KBO리그는 물론 전 세계 프로스포츠 역사상 유례없이 창의적이고 기발한 우승 세리머니가 탄생한 순간이다.

◈ “집행검 세리머니, NC만의 색깔 보여주는 상징...레전드 될 거라고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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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검 세리머니 예행연습(사진=NC)



‘집행검’ 세리머니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리니지’ 유저로 알려진 양의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검이 구단을 먹여 살리지 않나”라며 “박민우가 ‘NC 하면 게임이니까 이런 세리머니를 하자’고 아이디어를 냈다”고 밝혔다.

원작자 박민우에게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박민우는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뭔가 특별한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다. 가령 키움의 바주카포 세리머니처럼 뭔가 하나의 행동으로 모든 선수가 다 함께할 수 있는 세리머니가 하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도 NC만의 독창적인 세리머니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마침 ‘집행검’이 떠올랐다”고 했다.

게임을 전혀 안 하는 박민우지만 집행검은 워낙 유명해 평소에도 알고 있었다고. 그는 “원래 계획은 한국시리즈 때 홈런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와서 집행검을 뽑자는 생각이었는데 수정에 수정을 거쳤다”며 “결국엔 시리즈 기간엔 창단 첫 우승을 상징하는 ‘V1’ 세리머니를 하고, 우승하면 마운드에서 집행검을 뽑기로 정했다”고 했다.

시즌 중에 더그아웃에서 방망이를 들고 선보인 퍼포먼스는 집행검 세리머니를 위한 시뮬레이션이었다고. 박민우는 “이미 그때부터 얘기가 있었다. 미리 시뮬레이션 삼아 해봤는데 다들 좋아했고 오케이였다”라고 했다.

“만약 우리가 우승하면, 마운드에서 집행검을 뽑자. 그러면 이건 NC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상징이 될 거다. 상상한 대로만 되면 레전드로 역사에 남을 거라고 얘기했다. 무엇보다 세리머니 같은 건 선수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서 즐겁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민우의 말이다.

물론 머릿속 상상을 실제로 구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박민우는 “집행검 세리머니를 실제로 하려면 검을 만들어야 하는데, 실제 될지 안 될지는 모르는 일이었는데 구단에서 흔쾌히 동의해주셔서 실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NC가 공개한 대형 집행검의 가격은 약 2천만 원. 은으로 만든 대형 검이다 보니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부어야 했다. 물론 실제 게임에서 거래되는 집행검 가격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그래도 워낙 고가다 보니 한편으로는 우려도 했다고. 박민우는 “우리가 우승을 해야 되고, 무조건 할 거지만 워낙 고가에 제작하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해서 걱정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꿨다. 박민우는 “일단 만들어 놓으면, 만약 우승을 못하더라도 잘 보관해 뒀다가 다시 한국시리즈 기회가 왔을 때 사용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구단에서 선수들 의견을 잘 들어주시고, 멋지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처음 아이디어를 낸 ‘원작자’로서 직접 집행검을 뽑고 싶은 마음은 없었을까. 박민우는 “양의지 형이 주장이고 올해 정말 고생 많이 하지 않았나. 또 의지형이 리니지를 워낙 좋아하신다. 처음 얘기했을 때도 제일 적극적으로 찬성하셨다”며 “모든 선수가 함께하는 세리머니인 만큼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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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MLB도 주목한 집행검 세리머니(사진=mlb.com)



이날 NC의 한국시리즈 우승 경기는 ESPN을 통해 미국에서도 중계방송됐다. NC의 강렬한 집행검 세리머니는 미국 현지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MLB닷컴은 NC의 세리머니 사진과 함께 ‘KBO에서 우승하면 거대한 검을 받는다(If you win in KBO, you get a massive sword)’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메인에 걸었다.

MLB닷컴은 “큰 검은 강한 힘과 지배력의 상징이다. 다른 종목에서도 검으로 우승을 축하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한 뒤 “실제 NC 모기업은 게임 ‘리니지’로 유명한 회사다. 집행검은 게임에서 귀중한 아이템 중 하나다”라고 소개했다.

스포츠 전문지 ‘디 어슬레틱’도 SNS를 통해 “스포츠계 최고의 트로피”라고 집행검을 소개하며 “KBO의 챔피언십 트로피는 문자 그대로 검”이라고 전했다. NC 우승을 계기로 미국 지역에 집행검과 ‘리지니’가 알려지면서, 국외시장 공략을 노리는 모기업 엔씨소프트가 큰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런 반응에 대해 박민우는 “정말 해외에서 그 정도로 반응이 뜨겁냐”고 되물은 뒤 “어쨌든 우리 팀의 우승 소식을 미국에서도 알게 됐다니 좋은 일이다. 이슈가 돼서 다행이다”라고 반응했다.

◈ 박민우 “집행검, NC 우승의 트레이드 마크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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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검 세리머니는 선수단 아이디어에 구단이 새로운 의미를 덧붙여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완성됐다(사진=NC)



2011년 NC 창단과 함께 프로에 입문해 벌써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창단 멤버로 NC와 함께 성장한 박민우에게 생애 첫 우승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까. 박민우는 “프로에서 항상 꿈꾸던 순간이 현실로 이뤄졌다”며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다. 우승하는 순간 전신에 전기가 흐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경기 내내 긴장하고 있다가,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뒤로 드러누웠다”고 했다.

박민우는 이번 시리즈 6경기 내내 리드오프 2루수로 활약했다. 중요한 1차전 1회 공격에선 선두타자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리는 활약을 했다. 실전 공백과 경기 감각을 우려했던 NC는 1회 빠르게 득점이 나오면서 기선을 제압하고 시리즈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

이후 4, 5차전 몸살 기운으로 잠시 부진했지만 6차전에서 뛰어난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2대 0으로 앞선 6회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렸고, 멋진 호수비로 두산의 추격을 차단했다. 박민우는 “1차전부터 컨디션이 나쁘지는 않았는데, 시즌 때보다 너무 잘하려 하니까 오히려 야구가 안 되더라. 그래서 편하게 하자고 마음먹었는데, 그래도 마지막 게임에 호수비도 하고 잘 마무리한 것 같아 다행”이라 했다.

창단 멤버들과 우승까지 함께한 소회도 털어놨다. 박민우는 “나성범 형, 노진혁 형 등 창단 멤버들은 말 그대로 NC의 역사를 함께 하고 있는 셈이다. NC 창단 첫 경기 때도 함께 했고, 첫 한국시리즈 진출도 같이했고, 우승까지 모든 역사를 함께 해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올 시즌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 시즌 이후로도 꾸준히 강팀의 면모를 유지해서 새로운 ‘왕조’를 만드는 게 NC의 과제다. 박민우는 “이번에 모든 선수가 큰 경기에서 좋은 경험을 해봤으니까, 다음에도 한국시리즈에 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만약 한국시리즈에 또 가게 된다면,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거다”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박민우는 “집행검이 앞으로 우승 트레이드 마크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는 ‘개인 생각’을 전제로 “우승 때마다 새로운 집행검이 등장하는 방법도 있을 거고, 기존 집행검에 우승 배지를 만들어 붙이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라고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집행검 만드는 대장장이 드워프들이 매년 가을마다 바쁘게 생겼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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