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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단독] 박영선 장관에 플리스 입힌 코디, 사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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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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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업 2020 참여기업 전시부스를 둘러보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중소벤처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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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AI(인공지능)를 활용한 패션 스타트업이 골라준 옷을 입고 공개 행사에 등장했다. 봉제산업 등 기존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박 장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25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박 장관은 지난 20일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컴업 2020'의 특별행사로 열린 '인공지능 챔피언십 최종 피칭데이'에 인조 플리스(양털) 점퍼를 입고 나타났다. 피칭 평가위원 7명도 같은 차림새였다.

이 옷은 패션스타트업 컨트롤클로더가 2018년 8월 출시한 FAAI(패션 AI) 서비스가 골랐다고 한다. FAAI는 주문자의 취향과 목적, 원하는 수량과 단가 등을 입력하면 이에 맞춰 원단과 디자인, 제조 가능한 봉제공장을 연결해주는 의류생산 플랫폼 기업이다. 주문자와 봉제공장의 매칭은 AI가 맡는다.

박 장관은 △위에 걸칠 겉옷 △스타트업 느낌이 나는 플리스 △심사위원들과 함께 적은 수량만 필요 등의 조건을 FAAI에 요청했다.

수만 개의 봉제공장 데이터를 보유한 FAAI가 이를 분석해 적절한 원단과 디자인을 고르고 즉시 제조 가능한 봉제공장을 고르는 데 3일이 걸렸다.

서울 독산동의 한 공장에서 옷을 만들어 박 장관에게 전해지기까지도 3일. 원하는 스타일을 말한 뒤 완제품을 받기까지 1주일이면 충분했다.

이 과정에서 박 장관 또는 중기부 관계자 그 누구도 공장을 방문할 필요가 없었다. 한번도 입어보지 않고 구입한 옷이지만 박 장관은 적잖이 만족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윤 컨트롤클로더 대표는 "요즘 SNS나 블로그 마켓 등에서 온라인으로 옷을 판매하는 분들 중 의류 지식이 없는 분들도 많다"며 "FAAI는 그런 분들에게도 원하는 디자인만 들으면 봉제공장과 연결해 옷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이 스타트업 제품을 사용하는 건 처음이 아니다. 주로 브랜드K 인증을 받은 중소기업 제품을 애용한다. 에코백은 박 장관의 시그니처 아이템이다. 지난해에는 이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패션아이템 외에도 내외부 행사에서 박 장관이 제공하는 선물도 중소기업이 만든 아이디어 비닐 장갑, 브랜드K 아이마스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박 장관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해 가진 애정과 함께, 부족한 판로를 하나라도 더 뚫어주려는 마음이 더해져 나타난 결과다. 박 장관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마케팅과 유통 기회가 부족하다는 데 늘 신경쓰면서 이들의 국내외 판로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하반기 중점 추진사업으로 소상공인의 스마트화, 전통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많은 점에 착안해 비대면 서비스바우처를 보급하는 등 각 중소기업의 비대면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박 장관이 스타트업, 벤처기업인들에게 호평을 받는 건 정책지원뿐만 아니라 평상시에 '걸어다니는 입간판'처럼 온몸으로 중소기업 제품을 홍보해주는 데서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한편 박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전체회의에 캐주얼한 후드 집업 점퍼와 청바지를 입고 나타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제 복장에 대한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축제인 '컴업2020'날이라 이게 지정복장이다"고 설명하며 국회에서 컴업 행사를 적극 홍보했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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