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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동북아 미·중 외교전 막 오른다...중국 왕이, 文·강경화 만나 '바이든 견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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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 25~27일 공식 방한

文·강경화 이외 한국 조야와도 폭넓게 접촉

바이든 미국 정부 출범 앞 '견제' 관측 무성

韓정부, 미·중 모두에 '린치핀'이란 지적도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25일 공식 방한으로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주요 2개국(G2, 미·중)의 외교전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왕 부장의 이번 방한은 지난 24~25일 1박 2일간의 방일 일정을 마친 직후에 이뤄졌다. 외교가에서는 내년 1월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인 한·일을 잇달아 찾은 데 대해 한·미·일 3각 안보 공조 강화 움직임에 '견제구'를 던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년여 만에 이뤄진 왕 부장 공식 방한이 G2 갈등 상황과 밀접도가 높은 셈이다. 이에 따라 왕 부장 방한 이후 한국이 안게 될 짐의 무게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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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한국 조야와도 폭넓게 접촉

25일 청와대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저녁 9시쯤 전용기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27일까지 한국에 머문다.

방한 이튿날인 26일 왕 부장은 우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고 오찬까지 함께한다. 이후 같은 날 오후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앞서 왕 부장은 지난해 12월 4~5일 1박 2일간 방한했을 때에도 문 대통령을 접견했다.

왕 부장은 같은 날 오후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도 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중국특사 신분으로 방중, 왕 외교부장과 회동한 인연이 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지난해 왕 부장이 방한했을 때에도 회동, 한·중 우호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왕 부장에게 한·중 관계가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민주당이 더 큰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 부장 방한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특보) 등 국내 인사와의 조찬도 예정돼 있다. 왕 부장이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라인 핵심인 문 특보와 어떤 대화를 주고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왕 부장은 또 박병석 국회의장,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등과 별도 접견도 가지며 출국 전까지 미국 동맹주의에 맞선 한·중 협력 강화에 분주히 움직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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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중 모두에 '린치핀(핵심축)'"

왕 부장의 방한을 앞두고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동맹 강화 의지를 거듭 밝혀 주목을 받았다. 왕 부장이 미국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 특히 한·중 관계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바이든 당선인은 한·미 동맹 강화 의지를 시사한 셈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24일(현지시간) 새 행정부 외교안보팀 지명자를 소개하는 기자회견 중 자신의 안보팀에 대해 "미국은 동맹과 협력할 때 최강이라는 나의 핵심 신념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지명자에 대해 "과거 아시아·태평양에서 동맹의 강화에 기여했다"며 "국무부에서 사기와 신뢰를 재건할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미·중 갈등 사이에 놓인 한국 입장으로서는 미·중 양국의 러브콜에 난처한 처지가 됐다. 양국 모두에 동조하는 현 '전략적 모호성' 외교 전략 기조 하에서는 나날이 격화하는 미·중 전략적 경쟁 속 한국 정부의 입지가 좁아들 수밖에 없는 탓이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국은 미국의 입장에서도, 중국의 입장에서도 '린치핀(linchpin·핵심축)'"이라며 "(미·중 간) 훨씬 더 복합적으로 경쟁과 협력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로서는) 잘 살펴가면서 협력할 내용은 협력하고, 경쟁할 내용은 경쟁하고, 또 지켜야 할 것들은 지키면서 분별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혜인·박경은 기자 kyungeun041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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