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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백신호재·바이든내각` 환영 랠리…美다우지수 3만선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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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우지수 30000시대 ◆

매일경제

미국 대선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24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3만을 돌파했다. 1896년 다우지수가 선보인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뉴욕증시가 급등하며 전 세계 증시도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54.97포인트(1.54%) 오른 3만46.24에 장을 마감했다. 팬데믹 초기인 지난 3월 말 1만8200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극적 반등이다. 다우지수는 11월에만 13% 상승했다. 이 같은 월간 상승 폭은 1987년 이래 최대다.

S&P500지수는 1.62% 상승한 3653.41에, 나스닥은 1.31% 올라 1만2036.7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도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루칩(우량주) 30개 기업의 주가 추세를 보여주는 다우지수는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1999년 3월 1만을 돌파했고, 2017년 1월 2만을 넘어섰다. 1만에서 2만으로 올라가는 데 18년이 걸렸지만 2만에서 3만까지는 4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뉴욕증시 상승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 본격 가동 △코로나19 백신 개발 진전과 접종 임박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재무장관 발탁설과 저금리 지속에 대한 기대 덕분이다. 향후 증시가 계속해서 상승할지도 세 변수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노리스 트웬티포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에 "바이러스가 끼치는 부정적 영향을 살펴왔던 시장이 이제 터널의 끝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월가는 증시 랠리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고,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인한다. 특히 옐런 전 의장이 재무장관에 내정됐다는 소식에 시장은 더 낙관론으로 기울고 있다.

옐런은 의장으로 재임했던 기간(2014~2018년)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점차 체력을 회복한 기간이었지만 기준금리를 5번밖에 올리지 않았다. 급작스러운 긴축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경계했다. 이번에도 옐런 전 의장이 위기 이후 상황에서 경제수장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경기를 최대한 살리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미 제로금리 시대가 됐기 때문에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옐런 전 의장은 소신대로 공격적인 재정정책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장 심각한 일자리 시장을 위한 지원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대규모 부양책은 초저금리 기조가 상수가 된 상황에서 '약(弱)달러' 현상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약달러 기조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S&P500지수에 대해 상승 여력이 아직 더 있다고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말 S&P500지수가 430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보다 약 17.7% 높은 수준이다.

JP모건체이스는 S&P500지수가 내년 초 4000을 넘어서고, 내년 말에는 450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종가 대비 23.2%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셈이다. JP모건은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주식시장이 수년간 수익을 낼 최고의 상태에 놓여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것도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무료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로빈후드'를 써서 '로빈후더'로 불리는 이들의 거래는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재택근무를 하며 직접 투자의 세계에 접어든 이후 지속적으로 시장에서 영향을 키워나가고 있다. 테슬라, 모더나 등 올해 급등한 주식은 미국 내뿐 아니라 해외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낙관적 전망이 주를 이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17만~18만명씩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 개발이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보였지만 실제 접종 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행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부양책을 추진하더라도 상원을 장악할 것이 유력한 공화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경기 부양책이 겉돌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어떻게 통제되느냐가 향후 증시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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