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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8년 박건우 4푼2리, 20년 김재환 4푼3리…오로지 선수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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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고척, 이대선 기자]5회초 1사 2루에서 두산 김재환이 외야플라이로 물러나며 아쉬워하고 있다.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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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척, 한용섭 기자] 두산 베어스는 2020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고, 4번타자 김재환은 최악의 기록으로 고개 숙였다.

김재환은 한국시리즈 내내 부동의 4번타자로 출장했다. 정규 시즌에서 타율은 2할6푼6리로 낮았으나 30홈런 113타점으로 해결사로 활약한 김재환은 한국시리즈에서 타격감이 뚝 떨어졌다.

KT와 플레이오프에서 16타수 6안타(타율 .375) 1홈런 5타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 NC를 만나서는 방망이가 얼어붙었다. 김재환은 6경기에서 23타수 1안타, 타율 4푼3리로 시리즈를 마쳤다.

24일 6차전에서 1회 볼넷을 골랐다(하프 스윙이 노스윙으로 판정되는 행운). 3회 유격수 뜬공 아웃, 5회 1사 2루에선 초구 직구를 공략했으나 중견수 뜬공 아웃이 됐다. 방망이를 그라운드에 내리치며 답답함을 표출했다.

0-4로 뒤진 7회 1사 2,3루에서 2루수 땅볼로 아웃됐으나,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첫 득점을 올렸다. 시리즈 유일한 타점. 두산은 한국시리즈 신기록인 25이닝 연속 무득점 가뭄을 끊는 득점이었다.

김재환은 9회 2사 후 대기 타석에 들어섰으나, 최주환의 삼진으로 시리즈가 끝나면서 쓸쓸하게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NC 포수 양의지의 노련한 리드에 NC 투수들이 정교하게 파고들었다. NC 배터리는 김재환 상대로는 집요하게 몸쪽 하이패스트볼, 몸쪽 낮은 변화구로 봉쇄했다. 또 NC 내야진의 1~2루 사이로 치우친 수비 시프트로 틀어막았다. 몸쪽 승부에 막혀 뜬공 타구가 별로 나오지 않았고, 내야 땅볼 타구만 양산됐다. NC의 데이터 분석대로 흘러갔다.

22차례 아웃카운트 중 내야 땅볼이 9개, 내야 뜬공이 2개였다. 삼진이 6개였고, 외야로 날아간 뜬공 아웃은 5개에 불과했다. 안타는 3차전에서 NC 외국인 투수 라이트 상대로 때린 것이 유일했다.

김태형 감독은 김재환이 몸쪽 공에 속수무책, 타격감이 바닥으로 떨어져도 4번타자로 변함없이 내보냈다. 오재일, 페르난데스가 안 맞을 때는 하위타순으로 내렸지만, 김재환은 요지부동이었다.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4번의 '숙명'을 짊어지웠다. 심하게 본다면 방치하다시피 했다. 선수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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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국시리즈, 박건우가 오버랩됐다. 당시 박건우는 김재환에 버금가는 타격 슬럼프였다. 그렇지만 주전 우익수로 붙박이 출장, 게다가 중심타선으로 나서며 부담감에 눌렸다.

박건우는 1~3차전은 3번타순으로 출장했다. 12타수 무안타 4삼진을 기록했다. 4차전 6번으로 나서 3타수 1안타를 때렸다. 여전히 타율은 6푼7리로 1할이 안 되는 박건우였지만, 5~6차전에는 5번타자로 나섰다. 2경기에서 9타수 무안타 5삼진으로 제 스윙을 하지 못했다. 마지막이 된 6차전에는 연장 13회까지 끝까지 뛰며 6타수 무안타 4삼진. 결국 24타수 1안타, 타율 4푼2리로 시리즈를 마쳤다. 바닥인 타격감에도 6경기를 중간 교체없이 모두 풀타임을 뛰었다.

2년 뒤 김재환은 박건우보다 타수가 하나 적을 뿐 똑같은 흐름으로 최악의 시리즈를 보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4번타자 최저 타율 불명예도 안았다. 종전에는 1994년 LG 4번타자로 나섰던 한대화의 타율 6푼7리(15타수 1안타)였다. 당시 LG는 우승을 차지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러나 2018년의 박건우에 이어 2020년 김재환은 두고두고 회자될 기록을 남겼다. 과연 온전히 선수 탓일까.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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